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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수다로 지역 문화를 지키다”

이종개 방언연구가, 신간 『사투리 수다 떨기』 출간
최병연 기자 / kimcheon@hanmaim.net입력 : 2026년 07월 03일
김천 출신의 향토 방언 연구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이종개 선생이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친근한 사투리 이야기를 담은 신간 『사투리 수다 떨기』를 선보였다.

ⓒ 김천신문
이종개 작가는 김천 중·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를 졸업한 뒤, 평생을 고향의 말과 글을 수집하는 데 바쳐왔다. 특히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김천방언사전』을 출간하는 등 지역 사투리를 소중한 문화재로 보존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이번 신간의 머리말에서 이 작가는 “한나절 동안 등산하는 것보다 한두 시간 친구랑 수다 떠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매년 약 200개의 새로운 말이 생겨나는 동시에 그만큼의 사투리와 옛말이 사라져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사라지는 사투리를 보존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가 제안하는 가장 실천적이고 적절한 사투리 보존 방법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사투리 수다 떨기’이다. 이번 책 역시 딱딱한 사전식 나열에서 벗어나, 대중이 일상에서 친근하게 사투리의 맛을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구상되었다.

“나보기가 역겨워”가 “내 비기가 아니꼬바서”로… 눈으로 읽는 사투리의 맛
특히 이번 신간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익숙한 문학 작품과 노랫말을 우리 지역 방언으로 위트 있게 풀어낸 ‘노래 사투리 개사’ 단락이다. 책 속에서는 김소월의 대표적인 시 「진달래꽃」을 경상도 지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구수한 사투리로 완벽하게 재해석해 냈다.

ⓒ 김천신문
진달래 (원곡 가사)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 우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사투리 개사

내 비기가 아니꼬바서
갈라칼 찍에는
암마따나고 기양 보내 디릴께요
마실 딧산에
고분 참꽃을
마캉 따각고 질깡에 헌치 놀낀께
가는 질 발자국마당
발피는 그 꽃을
진지이 잘 삐대가민서 가시이소
내 꼬라지 아이꼽다미
갈라칼 찍에는
내 디진다 캐도 눈도 까딱 안할 끼요


책 하단에는 ‘아니꼬바서(역겨워서)’, ‘암마따나고(말없이)’, ‘기양(그냥)’, ‘딧산(뒷산)’, ‘마캉(모두)’, ‘질깡에(길에)’, ‘헌치놀낀께(뿌려 놓을 테니까)’, ‘진지이(천천히)’, ‘삐대가민서(밟아 가면서)’, ‘꼬라지(꼬락서니)’, ‘디진다(죽는다)’ 등 현대인들에게 잊혀가는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어휘들을 상세히 풀이해 두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지역의 정체성과 따뜻한 정서를 담은 방언의 가치는 더욱 소중해지고 있다. 이종개 작가의 신간 『사투리 수다 떨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김천의 정신과 문화를 미래 세대에 이어주는 따뜻하고 유쾌한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병연 기자 / kimcheon@hanmaim.net입력 : 2026년 07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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