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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한국문학상’공모전에 민병미 작가, 본상 수필부문 ‘최우수상’수상의 영광안아


최병연 기자 / kimcheon@hanmaim.net입력 : 2026년 09월 14일
2026년 ‘한국문학상’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9월 12일(토) 서울 중랑구청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이 공모전은 사단법인 문학그룹샘문, (주)한국문학이 주최하고 샘문그룹이 주관하며 서울특별시와 중랑구청 등 23개 단체 및 기업, 지자체가 후원하는 행사다. 한국문학은 1966년 이어령에 의해 창간된 이래로 김동리, 김소엽, 도종환 등이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34,000여명의 한국문학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 김천신문
이 공모전은 K-컬처 시대에 맞춰 한국문학융합솔루션《HK4.0 Culture Solution》을 런칭하여 가동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대정신과 보편적 가치를 담아내 이를 한류화하여 한국문학을 선도하고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문학의 위의를 든든히 지키는 등대 역할을 하기 위한 취지로 실시되었다.

이번 대회에 민병미 작가는 본상 수필부문에 ‘어머니 마음’과 ‘빨간 구두와의 작별’ 2편의 작품을 응모하여,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에 따라 수필에서 유일하게 ‘최우수상’에 당선되어 상장과 상패 및 상금을 함께 받는 영광을 안았다.

ⓒ 김천신문
민병미 수필가는 당선 소감에서
“저의 글을 흔쾌히 읽고 아껴주시는 분들께, 저의 글로 인해 삶에서 용기를 되찾으신 그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보람이며 저의 기쁨입니다. 처음 마음처럼 언제나 정직한 글을 꾸준히 쓰겠습니다. 늘 옆에서 가장 먼저 읽어봐 주고 응원해 준 남편과 가족에게 수상의 기쁨을 나눕니다. 또한 이근배 심사위원장님과 심사위원님들께,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의 문학도에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즐거워지게 하는 이 신비로운 문학이란 넓은 세상을 보여주시고 길을 가리켜 주시는 이정록 이사장님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더 배우며 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향해 정진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민병미 수필가는 대구교육대학교와 대구대학교 특수교육대학원을 졸업하였다.
41년간 교직생활 재임 후에 다수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하였고 황조근정훈장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사)한용운문학 수필분과 편집위원, (사)문학그룹샘문 시분과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상> 제15회 신춘문예 샘문학상 공모전 신인문학상(수필 등단)
제5회 한용운문학상 공모전 시부문 한용운신인문학상(시 등단)
〈공저〉 만화방창 랩소디<컨버전스시선집/샘문시선>
한국문학시선집 <김동리 각문/HK 한국문학>
제16회 물돌이 문법<컨버선스시선집/샘문시선>
〈저서〉 문턱이 너무 낮습니다

어머니 마음

긴 공직 생활 중에는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이나 배우고 싶은 공부를 마음 놓고 할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육아와 살림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동안 항상 시간이 부족했고 긴장 그 자체였다. 퇴임 후에야 겨우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비로소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으로 ‘문학’과 ‘경전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간절히 바라던 만큼 인연이 닿아 상주에 있는 ‘경전 연구 전수 도량’을 알게 되었고 남편과 함께 찾아가면서 귀하신 스승님들께 흔하지 않은 귀한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목말라했던 경전 공부는 하면 할수록 그 깊이에 빠져들게 된다. 남편과 서로 주거니 받거니 배운 내용을 복습도 하고 경전의 가르침을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보기도 하는데 서로의 정신적 성장과 실제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들의 이치를 이제는 조금씩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갈등의 원인을 알게 되니 자연스럽게 해결 방법이 떠오르고 갈등의 순간을 직시하고 순리대로 풀어나가기도 한다.

우리 부부와는 우연을 가장한 준비된 인연으로 스승님이 되신 W 스님께서 올해도 우리가 사는 지역의 천년고찰에서 포살 법회가 있을 예정이라며 그날 가는 길에 일찍 나서서 잠깐 만나보고 싶다는 문자를 주셨다. 우리 부부는 아이처럼 좋아하며 식당을 예약해 놓고 스님이 오시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들떠 있었다. 그러던 바로 전날, 스님은 어려서 달달한 초콜릿을 무척 좋아하셨다는 생각이 났다.

스님께서 어렸을 때 어머니와 치과에 갔는데 그 치과는 경영방침이 그랬는지 대기자들은 앞에 진료 중인 어린이 환자의 상황을 모니터와 방송으로 다 함께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환자마다 충치 수가 모니터에 떴고 그동안 치료실로 들어간 환자 중 충치 수가 8개인 어린이 환자가 모니터에 떴을 때 역시 어린이였던 W 스님께선 잠시 뒤에 자신이 어떻게 될지 꿈에도 모르고 마냥 해맑게 그 아이를 비웃었다고 한다. 그리고 잠시 뒤 스님은 충치 수가 무려 13개로 판명되면서 그날 그 치과의 진료를 받은 어린이 중 당당히 충치의 제왕으로 등극 되었다는 일화를 떠 올리며 우리 부부는 “초콜릿을 사드리자.” 했다가, “초콜릿은 이제 아예 안 드실 거야.” 하다가 “그래도 가끔은 드시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잖아.”하고 결국은 웃으면서 제과점을 찾았다. 막상 초콜릿 한 상자를 사놓고 보니 날씨가 너무 뜨겁다. 녹으면 어떻게 하지 걱정이 되었다. 남편은 “그래, 냉동실에서 꽁꽁 얼렸다가 드리면 되겠지.” 하였고 우린 서로 얼굴을 맞보며 “그러면 되겠네. 그러자.”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집으로 돌아와 초콜릿 상자째 냉동실에 조심스럽게 넣어 두었다.

다음날, 예약해 두었던 식당에서 해맑은 천상의 미소를 머금고 들어오시는 W 스님과 J 행자님을 반갑게 맞이하여 톳밥으로 점심 공양을 함께 했다. 공양을 마치고 근처 찻집으로 옮겨 차를 마시며 그동안의 안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초콜릿도 웃으며 전해드렸다. 스님께서 원하셔서 기념사진도 촬영하고, 이제 J 행자님은 스님들의 포살 법회 시간에 맞추어 스님을 모시고 직지사로 떠났다. 그리고 스님이 법회에 참여하시는 동안 J 행자님과는 다시 만나기로 하였다. 우린 집에 돌아와 욕지도에서 남편의 옛 학부모가 보내준 마른 톳을 챙겨 J 행자님과 산문 앞에서 만나 전해드린 후 사명대사공원 안에 있는 찻집에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행자님은 수행 생활 중 늘 있는 울력이나 텃밭 가꾸는 일이나 급한 일들을 자진해서 묵묵히 하지만 몸이 힘들어지면 가끔은 마음도 힘들어지고 아무래도 아무렇지 않게 마음을 추스르는 과정들에 관련된 이야기를 털어놓으셨다. 그런데 낯익은 찻집 사장님이 등장하였다. 사장님은 사진에 일가견이 있어 남편이 부탁하자 우리의 사진을 여러 방향에서 자세를 취하게 유도하며 촬영해 주셨다. 사진들을 보며 우리는 보통 사람들의 사진과는 차원이 다른 사장님의 실력을 이야기하는 사이 스님이 법회를 마치셨다는 연락이 왔다. 우리는 아쉬워하며 경전 수업 법회 때는 잠깐 보고 대화 나눌 시간도 없으니 다음 포살 법회 때 또 뵙고 이렇게 이야기 나누자 약속하고 J 행자님과 헤어져 돌아왔다.

그날 밤, 스님께서 보내신 ‘두 분 덕분에 즐거웠고 잘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곧 ‘스님께서 저희를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스님과 함께 하는 내내 참 즐거웠습니다. 안전히 잘 도착하셔서 마음이 놓입니다.’라고 답장을 보내드린 후 정말 마음이 놓였는지 곧바로 스르르 잠이 들었다. 남편이 불러서 깨어보니 J 행자님이 카페에 글을 올렸다고 읽어 보라고 하였다. 그날의 여정을 짐작해 보면 운전 시간도 길었고 힘드셨을 텐데도 긴 여정의 소회를 장문으로 자세히 정리하여 우리의 카페 ‘지혜의 눈’에 올려놓은 것이다.

장문의 문단 사이사이엔 그날 찍었던 짧은 영상과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다. 그 영상들과 사진을 보는 중 짧은 영상에서 포살 법회가 열리는 만덕전 입구부터 마당을 지나 한참을 걸어가시는 스님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고 쌀알만큼 작아질 때까지 시선을 멈추지 않고 화면은 따라가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잠깐 사이 아까 낮에 찻집에서 행자님이 털어놓으신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동안의 수행과 적응 과정에서 겪은 수행담이었는데 과거 사회생활 하면서 몸에 밴 날카롭고 까칠했던 본성이 수행 생활 중에도 튀어 올라와 혼자 괴로울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무심한 듯 지나치시며 해주시는 말씀으로 그 번뇌를 사르르 녹여주신 분이 W 스승님이었다고. 스님 곁에 머물며 같은 사건들을 공유하면서 안과 밖이 똑같은 스님의 수행자로서 흐트러짐 없는 언행과 가르침이 거친 생각의 J 행자님을 지금의 안정된 모습으로 물들이고 바뀌게 해주셨다고 하던 말이 떠올랐다. 만약 스님의 모습에서 안과 밖이 조금만 달랐어도 거친 생각으로 의심하고 수행 생활을 포기하고 밖으로 뛰쳐나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며….

그 짧은 영상과 사진을 보면 분명 행자님은 본인은 들어갈 수 없는 법당의 담장 밖에 서 있고, 짐작하건데 그 위치에서 발을 돋워가며 스님의 모습을 담았음이 역력하다.

‘모친(母親)’, ‘친모(親母)’라는 낱말에서 ‘친(親)’이라는 한자는 자식이 집을 떠날 때 언덕을 넘으면 사라질 아들의 뒷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객지로 떠나는 아들의 무사함과 성공을 빌며 나무(木) 위에 올라서서(立) 바라보는(見) 어머니의 지극한 모습,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라고 배운 적이 있다. 희한하게도 J 행자님의 사진과 영상 장면에서 그런 어머니의 지극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다. 한편으론 내가 어렸을 때 엄마가 친척 집에 일이 생겨 멀리 가실 때면 엄마와 떨어지는 게 싫고 서러워 엄마의 뒷모습이 아스라이 멀어질 때까지 훌쩍거리며 울었던 내 어린 날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J 행자님에게선, 아들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하는 우리의 어머니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어머니가 볼 일이 있어 멀리 출타하는 뒷모습을 아쉽게 바라보면서 떨어지기 싫지만 얼른 돌아오길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마음까지도 느껴졌다.

W 스님과 J 행자님은 ‘스승과 제자’ 그 이상일 것 같다. ‘영혼의 짝꿍’이라고 할까. 서로 어머니와 아들 역할을 번갈아 해온 지극한 인연이지 않았을까. 그런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지속되고 널리 퍼져나가길 진심으로 빌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어린 자녀들을 돌보는 스승과, 그 스승의 사랑으로 거친 마음이 온순하고 평화로워진 제자가 이 세상에 더 많아지길…. 그리고 그런 스승이 늙고 병들어 움직임이 힘들어지면 다시 제자가 스승의 어머니가 되어 은혜를 되갚을 수 있고, 또 그 지극한 어머니의 기도로 세상에 너무 흔한 자식에 대한 무모한 집착을 조금씩 내려놓으면 아이는 스스로의 힘을 키우며 평화롭게 자라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어머니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밥과 국을 흘리면 자식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사랑을 기억하여 어머니의 흘린 입과 손을 당연히 닦아 주지 않을까. 그런 영혼의 짝꿍들의 수가 더 늘어난다면 늘어난 만큼 여기가 바로 모두가 추구하는 유토피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 스승님들의 가리킴을 수지독송하여 매일 같이 함께 공부하는 우리는 같은 모습으로 조금씩 물들여지고 있을 것 같다.

최병연 기자 / kimcheon@hanmaim.net입력 : 2026년 0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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