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으로 응급환자를 이송하면서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마주치는 구급현장이 있다. 바로 벌쏘임 사고다. 9월부터 10월까지, 벌초와 성묘, 등산객이 늘어나는 시기가 되면 벌쏘임으로 인한 119 신고가 증가한다. 특히 말벌은 늦여름부터 초가을 사이 활동이 가장 왕성해지는데, 이 시기의 벌집은 개체 수가 많고 공격성도 최고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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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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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고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벌어진다. 벌초하다가 예초기 소리와 진동에 놀란 말벌들이 떼로 공격하는 경우, 등산 중 무심코 벌집을 건드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벌에 쏘인 후의 반응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국소적인 통증과 붓기로 끝나지만, 일부는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로 이어져 순식간에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실제로 쏘인 지 10분도 안 되어 호흡곤란과 의식저하로 심정지에 이르는 환자들도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망설이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첫째, 얼굴, 입술, 목이 붓거나 숨이 차고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들 때 둘째, 두드러기가 온몸으로 퍼질 때, 셋째, 어지럽거나 의식이 흐려질 때 넷째, 벌에 여러 군데 쏘였거나 벌떼의 공격을 받았을 때 그리고 벌초나 성묘, 등산을 앞두고 있다면 다음 안전 수칙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첫째, 복장은 밝은색의 긴팔, 긴바지를 착용하고 모자를 쓰고, 향이 강한 화장품과 향수 사용을 자제한다. 둘째, 벌집을 발견하면 절대 건드리지 말고 머리를 감싼 채 신속히 피한다. 셋째, 침을 무리하게 빼내려 하기보다, 쏘인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고 얼음찜질을 하며 즉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벌쏘임은 예방할 수 있는 사고다. 하지만 일단 쏘인 뒤에는 '시간과의 싸움'이 된다. 특히 아나필락시스는 단 몇 분 만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므로, 초기 증상이 가볍다고 안심하지 말고 경과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올가을에도 많은 분들이 벌초와 성묘, 산행에 나설 것이다. 작은 주의와 대비로 모두가 안전하고 즐거운 가을을 보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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