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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법률구조공단, 7년 만에 제기한 성폭력 손해배상

“대법원 파기환송 때부터 소멸시효 진행” 법원 판단 이끌어
최병연 기자 / kimcheon@hanmaim.net입력 : 2026년 09월 16일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장기간 친족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를 대리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청구액 전액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 김천신문
Ⅰ 사건 개요

 A씨는 어린 시절 부모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19세 무렵부터 친척 B씨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B씨는 이러한 지배·예속관계를 이용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A씨를 총 5회에 걸쳐 간음하는 등 성폭력을 가했다.

 A씨는 오랫동안 피해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다가 주변의 권유로 2018년 B씨를 형사 고소했다. 그러나 B씨는 1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은 2025년 5월 1일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B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이하 공단)의 도움을 받아 2025년 9월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Ⅱ 사건의 쟁점 및 법원의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성폭력 피해가 발생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여부였다.

 소송 과정에서 B씨는 마지막 범행이 2018년 2월경 발생했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뒤 민사소송이 제기됐으므로 손해배상 청구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공단은 형사재판 1·2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고, 대법원이 2025년 5월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만큼,  A씨가 B씨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현실적, 구체적으로 인식한 시점은 대법원판결이 선고된 때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단은 B씨가 A씨의 취약한 상황을 이용해 장기간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점과 그로 인해 A씨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형사판결이 유죄로 확정된 이후에도 B씨가 사과하지 않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단이 청구한 손해배상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Ⅲ 사건의 의의 및 향후 계획

 이번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이보영 변호사는“이번 판결은 피해자가 장기간 지배·예속관계에 놓여 가해행위의 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하기 어려웠던 사정을 고려해,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시점을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장기간에 걸친 친족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의 정도와 정신적 고통을 고려해 청구액 전액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앞으로도 성폭력 등 범죄피해자가 법률적·경제적 어려움으로 정당한 권리구제를 포기하지 않도록 소송대리 등 법률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최병연 기자 / kimcheon@hanmaim.net입력 : 2026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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