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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사육 제한, 축산농가 반대에도 오히려 강화 “왜?”

이성훈 기자 입력 2019.06.27 10:05 수정 2019.06.28 10:05

시의회 - 이익단체보다 15만 시민이 소중

거센 반발이 예상됐던 ‘김천시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지난 21일 시의회 제3차 본회의를 앞두고 김천시축산단체협의회원 100여명이 시의회로 몰려와 조례안 통과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일부 회원은 현수막 2장을 나눠 들고 시의회 앞에 진을 쳤으며 협회 대표진은 방청을 신청, 본회의장에서 조례안 처리 과정을 지켜봤다.
나머지 대부분의 회원은 시의회 휴게실에서 대기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시와 의회 측에서는 의사 진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사전 고지하는 한편 소란을 일으키는 회원이 있으면 사진 촬영 및 후속조치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11시 본회의가 열렸고 다섯 번째 안건으로 ‘김천시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이 올라왔다.
방청석이 잠시 술렁였지만 소란은 없었다. 하지만 조례안 설명 후 곧바로 통과되자 다시 방청석이 술렁거렸다.
축산협회 대표진이 모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일부 회원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난동을 부리지 않았지만 동시에 퇴장함으로써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이날 통과된 조례안으로 소·말·양(염소)·사슴은 마을로부터 제한거리가 현행 150m에서 500m로 늘어났다.
젖소는 300m에서 500m로, 돼지·닭·오리·개는 700m 에서 1천200m 로 강화됐다.
특히 하천은 직선거리 100m 제한구역을 700m 까지 확장됐다.
반면에 가축사육 제한구역 내 포함된 기존 축사면적은 30% 까지만 증축 허용하던 것을 50%까지 가능하게 됐다.

축산농가 반대에도 왜 강화 됐나?

이번 조례안은 올해 2월 14일 시보에 공고됐고 2차로 2월 28일 한번 더 공고됐다. 입법예고기간(2월 14일에서 3월 6일-20일간, 2월 28일에서 3월 6일-6일간)을 거쳐 3월 22일 시의회에 발의됐다.
이 발의안이 알려지자 축산단체에서는 ‘축산업 다 죽이는 악법 당장 개정하라’ ‘축사 신축 시 사전 건축 행정 예고제 폐지하라’ 등을 주장했다.
이에 시의회가 발의안을 시로 돌려보냄으로써 축산단체의 반대가 받아들여지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읍면동별로 나눠진 제한구역’을 전체로 수정해서 다시 올라왔다.
여기에 더해 시의회는 시에서 발의한 거리제한을 오히려 강화해 통과 시켰다.
수정 강화에 대해 시의회 이명기 의원은 “가축 사육농가로 인한 냄새, 파리 등의 민원이 너무 많다. 한 농가로 인해 마을 전체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이유를 밝히고 축산농가의 반대에 대해서는 “축산 농가는 15만 인구 중 1%도 되지 않는다. 이들의 이익을 위해 대다수 시민의 불편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축산단체는 시민단체가 아니라 일종의 이익단체다. 시의회가 이익단체와 협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반대하는 축산 농가 중 축사 옆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은 극수소이다. 대부분 시내에 살고 있다. 그런데 주민들에게만 피해를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 말했다.

축산단체, 일방적인 피해 감수?

이번 조례안은 가축사육 제한구역 내 포함된 기존 축사면적의 30% 까지만 허용하던 규정을 축사면적의 50% 까지 증축, 개축, 재축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축산인들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게 됐다.
신축 축사는 강화된 조례에 따라 더 이상 허가가 나오기 어렵게 됨에 따라 축산을 희망하는 농가는 기존 축사를 매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증개축까지 50%로 완화됐으니 가치는 더 올라갔다.
이 외에도 축산단체는 ‘별도로 합의한 내용이 있다’고 말하고 있어 가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보고 시의회에서는 “축산단체에서 반대한다고 몰려와 세를 과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오히려 조례안 통과를 반기는 축산인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 - 기업형 축사 신축 철퇴에 환영

삼산이수의 고장,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이름난 김천이 축사 때문에 명성을 잃고 있다.
축사가 들어선 마을 주변의 땅은 땅값이 하락하고 매매도 되지 않는다. 삼산이수의 살기 좋은 도시 명성만 듣고 김천으로 들어온 귀촌인은 “악취가 진동하는 동네가 무슨 살기 좋은 곳이냐”며 원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형 축사가 지속적으로 들어서고 곡창지에 축사가 신축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이번 조례안 통과를 크게 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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