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사섭(75세) 동화선집 ‘감나무집 사람들과 골짝 아이들’이 북랜드를 통해 출간됐다.
1961년 ‘전봇대가 본 별들’을 시작으로 ‘달님과 송편떡’, ‘날아간 물오리’, ‘하늘을 나는 아이’, ‘목각인형’, ‘소년원의 푸른 하늘’ 등 13권의 동화집을 출간한 아동문학가 윤사섭씨가 그동안 발표한 작품 중 자선한 39편의 작품을 묶어 선집을 출간한 것.
“동화에 매달린 지 쉰 해가 됐다. 그동안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나는 여러 가지 조건이 따르는 동화문학의 본질을 알고 나서부터는 내 작품세계에도 제약이 가해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동화의 본질은 어린이에의 도전이라고 생각해왔다. 싸움을 걸기 위해서는 먼저 어린이를 알아야 했다. 동화는 어떤 의미에서는 도리어 어린이의 자기중심의 욕구만을 충족하려는 이기주의적 사고를 추구하면서 거기서 생기는 가치관을 도려내어 어린이와 함께 생각하고 해결하며 공감하고 감동하는 것이다.
동화는 어린 세대에게 ‘바르게 살아가는 길을 가르치는 문학’이긴 하지만 동화작가는 어린이를 어른의 세계로 잘 인도하는 지도자는 아니다. 어린이와 공감하면서 체제(부모와 어른들이 틀을 짜서 만든 무대 공간)에 반항하는 그들과의 공범자가 돼야한다.”
동화선집 ‘감나무집 사람들과 골짝 아이들’ 머리말을 보아 알 수 있듯 윤사섭씨는 어린 세대를 위해 동화를 쓴 지 50년에 이른다. 한 평생 오직 한 길 동화를 생각하고 써온 것이다.
현재 대구 달서구 도원동 강산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윤사섭씨는 1930년 남산동에서 출생해 1960년 부곡동으로 이사,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1997년 대구로 이사를 하기까지 고향 김천에서 작품 활동을 한 것이다.
동화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28세 때인 1958년 대구아동문학회 회원으로 가입하면서부터. 1960년 홍성문, 김도양, 정수봉 등과 김천 첫 문학동인회인 흑맥문학회를 결성, 동인지 1·2집을 출간했다.
1974년 김천문협 전신인 김천문우회를 조직, 초대 회장을 역임한 외에도 경북청년문학가협회, 이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해온 윤사섭씨는 그동안 김천시문화상, 세종아동문학상, 대구·경북도서관상, 경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자랑스런 경북인상, 경북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호가 ‘사슴’인 아동문학가 윤사섭씨는 생후 1년째 악성 질환으로 대수술을 받았다. 전신 4개소의 절개수술을 받고 좌우 안구를 시술했으나 끝내 우측 눈은 실명, 오늘에 이르렀다.
해방되던 해인 1945년 그의 나이 15세 때 철도국 대전객화차사무소 김천분소에 취직해 근무하고 김천시립도서관 초대 사서장(1961년), 성의중고 사서교사(1967년), 김천중고 사서교사(1968년)로도 근무한 바 있다.
윤사섭씨는 동화 외에도 개령, 조마, 응명, 능치, 장전, 문의, 신곡, 어모, 신기, 광덕, 양천, 연명, 신일 등 13개 초등학교 교가를 작사한 경력도 있다.
신국판 369쪽의 동화선집 ‘감나무집 사람들과 골짝 아이들’에는 특히 1942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찍은 자신의 인물사진을 비롯해서 김성도, 신현득, 정재호, 여영택, 이응창, 정수봉, 김상문, 이일기, 김도양, 신동집, 박훈산, 허만하, 김종상, 정완영, 박홍근, 마해송, 마종기, 박경종, 김녹촌, 유경환, 하청호, 이오덕(무순) 등 유명 문학인들과 함께 찍은 진귀한 사진 19장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