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쓰는
우리지역 문화재 만나기 ①
박화남(주부·신음동)
우리 시민들은 김천의 문화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김천의 역사나 문화재에 대한 이해는 어른들의 몫이거나 향토연구가들이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우리 문화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부끄럽다. ‘누군가 알려줬어야지’라며 핑계를 대 본다. 사실 접할 기회 마련이 필요하다.
이번에 복지관에서 전국체전을 위한 김천홍보 도우미반을 운영해 30여명의 주부들과 함께 문화재에 대한 공부를 했다. 요즘은 어느 지역이나 문화유산 해설사들의 활동으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해설이 없을 땐 겉만 둘러보고 오지만 도움을 통해 들은 만큼 남는다. 한번 들어본 이라면 필요성을 절실히 느낄 것이다.
김천에는 문화유산 해설사로 문화원 송기동 사무국장 한 명 뿐이다. 김천도 다양한 행사와 이미지 변신으로 점점 관광객 수는 많아지고 해설 요청도 많을 텐데..... 이런 부분도 김천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교육일정은 9월부터 9주 동안 2시간씩 이루어졌다. 이번 주 목요일이 벌써 수료식이다. 내용은 문재원 향토사학자의 ‘김천의 문화유적과 문화재’, 최진태 의회전문위원의 ‘김천시정의 이해’, 송기동 문화유산 해설사의 김천의 역사와 지명, 인물, 도우미 해설기법, 유적답사로 해설실기까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김천신문 독자라면 문화원이 전하는 마을이야기가 30회를 넘는 동안 각 마을의 유래와 주변 문화재에 대한 이해는 충분하리라 본다.
두 번의 답사 내용은 다음주로 미루고 안동에서 출토되었지만 구구절절 마음을 울리는 편지글이 인상적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TV를 통해 몇 번 나왔던 안동의 미이라는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라고도 하고 ‘450년만의 외출’이란 제목으로 전시도 하고 있다. 택지조성으로 고성 이씨 문중 묘를 이장하다가 이응태의 묘에서 시와 한문편지 그리고 애절한 내용이 담긴 원이엄마의 한글편지와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가 출토되었다.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 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