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영 시집 ‘내 손녀 연정에게’가 도서출판 고요아침을 통해 출간됐다. “내 시의 진원지는 늘 그리움이요, 외로움이요, 눈물겨움이었습니다. 언제나 이 돌림자(?)가 같은 자리로부터 지각이 흔들리고 해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리움이 잊혀진 하늘가에 혼자 떠가는 낮달이었다면 외로움은 지워지지 않는 땅에 세워본 내 그림자였습니다. 눈물겨움이란 어린 시절 내 고향 시냇물에서 맨손으로 건져 올린 한 마리 버들붕어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정완영 시집의‘자서(自序)’ 일부를 옮긴 것이다. 그동안 쓴 108편의 시조를 ‘새해 새 아침에’(봄), ‘비 오는 날의 회억(懷憶)’(여름), ‘그리운 가을 하늘’(가을), ‘겨울밤에 쓰는 시’(겨울), ‘나 사는 이야기’ 등 5부로 나눠놓은 ‘내 손녀 연정에게’는 시집을 구성한 계절적 순서가 말해주듯이 사계절을 노래하며 5부의 ‘나 사는 이야기’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음을 노래한다.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사계절과 합일된 현재 진행형의 ‘나 사는 이야기’가 시인의 여정을 말해주며 직유와 은유의 수사학으로 직조된 사계절의 노래가 시인의 여정과 다르지 않다.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이라는 낯익은 질서의 배열이 낯선 질서로 살아나 우리를 생동적인 감동의 세계로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내 손녀 연정이가 느닷없이 나를 보고/산 좋고 물 좋은 마을에 할아버지 가서 살란다/그래야 휴가철이면 찾아갈 집 저도 있단다//그렇구나! 그리운 네 꿈도 산 너머에 살고 있구나/들찔레 새순 오르듯 하얀 구름 오르는 날/뻐꾸기 우는 마을에 나도 가서 살고 싶단다 표제시(表題詩) ‘내 손녀 연정에게’ 전문이다. 정완영 시인은 봉계에서 출생해 국제신보ㆍ조선일보ㆍ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현대문학’ 추천완료로 문단에 나와 그동안 13권의 시집과 6권의 산문집, 2권의 창작지침서를 출간했으며 한국문학상, 가람문학상, 중앙일보 시조대상, 육당문학상, 만해시문학상, 이육사문학상 등과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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