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여고 교지 ‘샘’ 12호가 발행됐다. 1961년 창간, 1997년 11호가 발간된지 8년 만에 속간된 것.
“그동안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발행하지 못하던 교지를 학생과 교직원 모두의 마음을 모아서 발행하게 된 것은 뜻 깊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이것은 선배들의 높은 전통을 잇는 일이고 그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드는 일”이라는 이 학교 오세만 교장의 ‘발행사’를 보아서 알 수 있듯 교지 ‘샘’은 학생과 교사 모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추운 겨울 날, 이 학교를/처음 들어서던 내 모습과 같이/그도 그렇게 이곳에 들어서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고 싶었을 거야./․․․(중략)․․․/어느 따사로운 햇살 가득한 날/아무도 기억해 주지 못하는 꽃으로 남는다 해도/세찬 겨울바람에 부딪히며/피어오르려 준비해 왔던 그 한 송이/향기의 가치를 깨달았을 테니 말이야.
‘여는 시’로 맨 앞쪽에 수록한 이 학교 2학년 박지은 학생의 교내 사이버문학작품 공모 최우수작 교화를 주제로 한 ‘우리 학교 목련’이다.
70년 역사의 김천여고 교지 ‘샘’은 이 학교 국어교사로 시인인 배창환씨의 지도 아래 김지애, 배주희, 진혜령, 남세은(이상 기획1팀), 이하나, 김보람, 우혜인, 조승현(기획2팀), 임현진, 김지혜, 고은희, 손현지(문화․예술팀), 황혜선, 박지영(컷팀) 학생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383쪽 분량의 책.
박혜미, 임현진, 김진옥, 최효란, 문주영 등 이 학교 재학생들의 시와 수필, 소설, 독후감, 논술 외에도 김종인, 하세영, 이분자 등 교사들의 시, 칼럼, 기행문이 수록돼 있는 ‘샘’은 이 학교 출신 시인(김남환, 정영숙, 김성희)과 수필가(조용자, 성백희, 송연희)의 작품까지 수록한 책이다.
100쪽 분량의 기획특집물이 특히 재미있다. △청소년기의 바람직한 학교생활, 어떻게 만들어갈까?(좌담) △열정, 사랑, 꿈 우리들의 목련축제(축제 스케치, 각 동아리 소개, 대담 등) △목련서재, 날다!(목련인의 독서생활 실태, 나를 길러준 이 한 권의 책 등) △우리 생각, 우리 멋(앙케이트, 목련인 677인에게 묻다 등) △선생님, 궁금해요!(탐방, 3분 인터뷰) 등.
배창환 선생은 ‘편집후기’에서 “처음부터 작품을 채우는 일보다 넘치는 원고를 줄여나가는 일이 고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그 일이 줄곧 괴롭혔다”고 밝히고“그런 ‘괴로움’을 안겨준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지면 때문에 몇몇의 좋은 글을 수록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아쉽다”며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능력을 다시금 느낀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