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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원(집필위원 ·늘푸른학교장 )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는 온통 꽃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사회 양극화 해소의 꽃, 2006년 월드컵의 꽃, 연금제도 개혁의 꽃, 5·31 전국 동시 지방선의 꽃 등등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형형색색(形形色色)의 꽃향기로 인해 마치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수많은 꽃들을 어떻게 가꾸어 나갈 것인지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다양한 해법과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은 그래도 우리 사회가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꽃 중에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장미꽃, 국화꽃, 백합꽃, 라일락꽃, 진달래꽃, 개나리꽃 …….
이 많은 꽃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바로 희망의 꽃이다.
다른 꽃들은 돈을 주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희망의 꽃은 국가나 사회 공동체가 지향하는 미래의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이 희망의 꽃은 꼭 눈에 보여지는 것만이 아니라 보여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예로 고려시대 한 임금이 대신들에게 우리나라에 없는 꽃씨이니 잘 키우라고 하면서 나누어 주었다.
그러고는 제일 잘 가꾼 사람에게는 후한 상을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벌을 내리겠노라고 엄명을 하였던 것이다.
대신들은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싹이 트지 않자 이웃나라에 가서 다른 꽃씨를 구해다가 저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웠지만 우공이라는 대신은 싹이 틀때까지 날마다 정성을 들이며 혼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국 싹을 틔우지 못하였다.
얼마 후 꽃을 평가하는 날이 되었고 임금은 아름다운 꽃들을 둘러본 후 엄숙한 어조로 “오늘 꽃을 피우지 못한 정직하고 성실한 저 대신에게 후한 상과 함께 영의정으로 임명하노라” 명(命) 하였다.
임금님이 나누어준 꽃씨는 꽃씨가 아니라 쇳가루였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사회는 세상에 잘 알려진 꽃과 잘 알려지지 않고 피어나지도 못한 꽃이 많이 있다. 비록 꽃을 피우지는 못했지만 우공처럼 성실하게 세상을 가꾸어 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의 꽃은 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꽃으로는 하루종일 종이를 주워 평생 모은 돈을 세상 떠나기 전에 불우한 이웃에게 선뜻 내놓은 할머니의 꽃, 경제적, 가정적 어려움으로 학업의 기회를 잃은 청소년들을 모아 매일 저녁 야학에서 봉사하는 선생님의 꽃, 올 데 갈 데 없이 버려진 노인들을 먹여주고 재워주는 사랑의 손길을 보내는 봉사자의 꽃, 교통비가 없어 아파도 병원에 조차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술을 베풀고 차비까지 손에 쥐어주는 의사 선생님의 꽃, 자신의 건강한 장기 일부를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해 주고 떠나는 사람의 꽃, 길거리에서 힘없는 여성에게 행패를 부리는 불량배와 당당히 맞서 싸운 젊은 청년의 꽃, 누가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닌데 길거리에 버려진 휴지, 꽁초들을 주워 모아 쓰레기통에 넣는 영감님의 꽃,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휘두르거나 과시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자신을 낮추며 묵묵히 봉사를 실천하는 공직자의 꽃, 길을 가면서 신호등의 움직임에 따라 정직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의 꽃 ..... 이 꽃들이야 말로 진정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희망의 꽃이 아니겠는가!
또한 우리 김천에도 희망의 꽃망울이 기지개를 켜고 있어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KTX 고속철도 역사유치의 꽃, 전국체전 개최의 꽃, 혁신도시유치 확정의 꽃 등은 우리가 크게 웅비할 수 있는 희망의 꽃인 것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설 명절을 앞두고 알려지지 않는 훈훈한 미담과 희망 2006 이웃돕기 캠페인에 너나 할 것 없이 참여하는 아름다운 모습들이야말로 진정 희망의 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