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시사 칼럼 >
지난해 평균환율보다 10%이상 하락한 원달러 환율이 금년에는 연초부터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원대가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수출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러한 대미 원화환율 하락은 첫째, 지난 1년 6개월 동안 꾸준히 이어져온 미국의 금리인상행진이 마무리됨에 따라 해외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정도를 완화시킴으로써 달러 약세를 유발한 것이고 둘째는,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235억 달러나 흑자를 기록하여 국내에서 달러공급이 넘쳐나고 특히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환율시장을 교란하면서 환율하락을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수출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출할 때 마진이 제로가 되는 환율이 평균 1,057원으로 나타나, 수출기업의 대부분이 현재의 980원대의 환율수준하에서 특히, 고유가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작금의 경영환경에서, 적자수출로 인해 경영상 큰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곧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실상 그 속도가 완만하고 큰폭으로 개선될 여지가 낮은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은 수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볼때, 어떻게든 환율을 안정시켜 수출기업을 이 사지(死地)의 늪에서 구하지 않으면 안될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고 있다고 할 것이다.
물론 환율하락이 물가하락을 기대할 수 있고, 외국에서 빌려온 외채상환 부담을 경감시키며, 해외여행이나 유학경비 송금시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말 현재 40%에 육박하고 있고, 대외의존도가 70%이상인 것을 생각할 때 환율하락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인 효과가 긍정적인 효과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환율동향점검을 강화하고 투기세력에 의한 과도한 환율급등락에 주요 선진국들과 공동대처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과 병행하여, 어려운 개별 수출기업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안을 시급히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또한 수출기업 스스로도 앞으로의 환율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을 깊이 인식하여 저환율시대의 경제 패러다임을 다시 바꿔나가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이를 위해 수출기업은 부단한 품질향상으로 대외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시장 확대노력과 아울러 환위험 관리에도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현재와 같은 달러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결제통화를 다양화해, 외화의 균형된 포지션을 만들어 나가는 등 환위험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