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변호사·집필위원)
2005년 한 해 경상북도는 경주의 방폐장 유치, 김천의 혁신도시 유치라는 2가지 현안을 해결했다. 방폐장 결정은 주민투표법에 의해서 찬성율이 가장 높은 경주로 결정됐고, 혁신도시프로젝트는 민주주의원칙에 따라 20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혁신도시입지선정위원회가 권력자의 의지를 배제하고 공정한 심사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고, 다른 지역에서 모두 수긍을 하고 있다.
필자는 민주주의의 원칙의 효용성은 정말로 대단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앞으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이념을 확산시키고, 합리적, 실용주의적, 혁신적,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시민사회를 통합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었다. 민주주의적 사고만이 우리의 생명력을 키워 줄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특정 정당의 경북도당공천심사위원회의 김천시장 후보자 결정으로 김천정치권은 일대 소용돌이에 휘말린 듯하다. 이것은 공천권을 행사함에 있어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었던 분란으로 생각된다.
예컨대 왜 추가공모를 해야 되는지, 추가공모 이후 어떠한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정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교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당원들과 후보자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정당의 공천=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정치적 상황에서 정당의 공천권은 15만 시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首長(수장)을 임명하는 막강한 권력행사이므로, 민주주의적인 방식에 따라 당원과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적정한 절차에 따라 행사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당한 권력행사를 통해서 위대한 김천역사 창조를 위한 시민의 에너지를 결집시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사적 책임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정치적 행위·권력의 행사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소모적이고 분열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최고의 善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므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정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즘은 오늘날 민주주의 정치시대에는 경계해야 한다.
마키아벨리즘적 사고로 인하여 국민들로부터 정치인이 불신 받고 정치에 무관심을 불러 오게 되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여우와 같은 간사한 지혜와 사자와 같은 힘을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신의가 두텁고 인격도 고결한 사람처럼 보여야 하지만 실제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권모술수주의는 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
세계를 지배한 로마역사의 영웅 시이저는 약 2,000년 전에 로마원로원 의사당에서 브루투스의 칼을 맞고 “브루투스, 너마저”라고 외치면서 죽어갔다. 시이저는 로마 제정의 초석을 굳힌 영웅으로서 자신의 정적(政敵)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는 인자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고, 믿었던 브루투스의 칼을 맞고 죽을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부루투스는 시이저의 정적 폼페이우스의 부하였지만 시이저는 그의 능력을 인정해 요직에 발탁해 주었지만 그는 시이저를 살해한 것이다. 브루투스는 정치적 모험의 후유증으로 로마를 떠났고 2년 뒤 시이저의 양자 옥타비아누스와의 전투에서 패전한 후 자살했다.
T.S 엘리어트는 흙속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읊었다. 생명이 탄생하기 위한 고통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김천 정치계는 잔인한 4월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5월에 혁신도시 김천의 역사를 재건하기에 충분한 지역의 지도자들이 선출되기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간절히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