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우체국의 홍일점 집배원 김미경씨를 만난 건 오후 5시쯤 이었다. 우편물 배달을 마치고 돌아온 김미경씨 오토바이를 세우고 헬멧도 벗지 않은 채 “다른 집배원보다 잘한 것도 없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인터뷰를 하려니 쑥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여자라고 집배원을 하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어요. 오토바이는 평소에 탈 줄 알고 있어 새로 배울 필요가 없었어요. 힘든 점이 있다면 눈이나 비가 올 때죠. 눈비가 올 때면 바닥이 미끄러워 오토바이가 넘어질 위험이 있어요.” 하지만 김미경씨는 김천우체국 집배원으로 3년째 일해오고 있는 베테랑이다. “제 담당구역은 2주공, 3주공, 아주아트빌 등 아파트가 대부분이지요. 3년째 같은 구역을 돌다보니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인지까지 알 수 있게 됐어요. 제 담당구역에는 독거노인이 많아요. 친딸처럼 대해주니 저도 부모님처럼 대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히 어르신들에게 잔심부름을 해드리고 편지도 읽어 드렸더니 너무들 고마워 하셔서 제가 참 민망해요. 그분들은 경제적으로는 힘들지 모르지만 마음은 참 넉넉한 사람들이에요.” 김미경씨는 김천우체국에서도 어느새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다. “집배원은 대부분 남자들이다보니 아무래도 자주 빨래를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빨래와 다림질을 맡고 있어요. 빨래 문제와 다림질 문제가 해결됐으니 동료들도 좋아해요. 저는 사실 도랑치고 가재잡는 격인대... 남편이 같은 우체국에 집배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니까요.” 김미경씨의 앞으로의 계획도 다부지다. “저는 우편물만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배달하는 집배원이 되고 싶어요. 독거노인에게는 딸이 되어주고 일손이 바쁜 동료들은 도와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싶고 바쁜 고객들을 위해서는 우편물 심부름도 해 줄 거에요.” 환하게 웃은 김미경 집배원에게서는 어디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