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 안녕하시온지요? 저는 김천이 고향이고 10년 전 직장생활을 서울에서 시작하여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제가 시장님께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친정을 다녀 올 때마다 가슴 한 켠이 뭉클한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하고 아이들 키우며 바쁘게 살다보니 친정에 자주 가지는 못합니다. 그러다 이번에는 결혼하고 오래간만에 휴가를 받아 며칠 동안 친정에 가게 되었습니다.
저녁 9시쯤 김천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나오자마자 눈에 들어 온건 대형 종모양의 꽃 탑이었어요. 어찌나 크고 예쁘던지 김천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기분이 아주 좋아졌답니다.
저희 친정은 교동인데 교동 가는 길이 완전히 달라졌더군요. 도로 가운데 놓여있는 전시장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각종 조형물, 소나무들이랑 야자수를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가로등을 보다가 하마터면 사고가 날 뻔 했지요.
그리고 저는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었답니다. 왜냐구요? 사고가 난 건 아니고요. 제가 종합운동장 타운의 야경을 보았거든요. 문화예술회관의 경관조명을 보고도 너무너무 좋아했었는데, 그날은 그렇게 아름답던 문화예술회관은 잘 안보이고 실내체육관과 수영장의 아름다운 야경에 넋이 나갔답니다. 제가 사는 서울에서도 잘 볼 수 없는, 선진 유럽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광경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넋을 잃고 있는데 전화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어요. 친정에서 도착했다는 애가 집에 안온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친정엄마에게 오면서 본 것들을 이야기하며 신기해하자 엄마가 “내일 더 좋은데 가보자” 하시는 거예요. 저는 너무 설레 어린아이마냥 잠도 잘 못 잤습니다.
다음날 엄마도 가보시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에게서 좋다는 소리를 들으셨다며 시립도서관에 가보자고 하셨습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책 몇 권을 읽어 주고 도서관 여기저기 구경을 해보았어요. 곳곳에 사람들이 있었고 매우 익숙하고 편한 모습의 사람들을 보니 책 읽는 것이 그 사람들의 생활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책 읽는 아이들도 정말 많았고요. 김천도로에 뒤덮인 그 어떤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나와 다음으로 간곳은 직지사였습니다. 저는 엄마에게 겨우 직지사냐며 투덜댔지요. 그러나 엄마는 웃기만 하셨죠. 직지사 가는 길에 웅장한 영남제일관문을 보았고 가는 곳곳에 꽃과 꽃탑이 있어서 가는 길이 즐거웠습니다.
직지사에 도착하니 휴일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가는데 저는 또 제자리에 멈춰섰습니다. 10년 전의 직지사가 아니었습니다. 문화공원이 눈에 보이면서 커다란 장승이 저를 내려다보더군요. 거기다 온 천지가 꽃밭이고 즐거운 사람들로 가득했어요.
아이들은 뛰어다니며 놀고 저는 곳곳에 세워져 있는 비석에 새겨진 시를 읽으며 소녀시절로 돌아갔답니다. 또, 도자기박물관에도 가보았는데 규모는 좀 작았지만 아기자기하게 너무 예쁘게 잘 만들어 놓으셨더라고요.
그리고 도자기박물관 위에 있는 아담하고 예쁘게 꾸며놓은 작은 공원도 보고 직지사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다가 김천이 조경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는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정말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회사에서 지방에 출장을 가게 되는데 전국 어디를 가도 김천처럼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가 잘 없어요. 김천은 도시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다음날은 실내수영장 개관식을 한다고 하여 실내수영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행사는 보지 못했지만 실내수영장 앞의 예쁜 정원과 여름에 아이들을 위해 배려한 듯한 야외 폭포 등 시민을 위해 구석구석 신경 쓰신 흔적을 볼 때 저는 김천에 사시는 분들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제가 자랄 때만 해도 김천에는 가볼 곳이 거의 없었어요. 초등학교 때 소풍이라고 간 곳은 농고뒷산이 고작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들 데리고 간단하게 소풍 갈 곳도 많고, 도시 곳곳에 시민건강을 위해 배려해 주신 조깅로와 체육시설 등을 볼 때, 너무 너무 부러웠습니다.
제가 김천을 떠난 지 10년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10년 전의 김천은 온 데 간 데 없습니다.
10년 동안 김천을 오가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았고,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김천을 접할 때마다 참 기뻤습니다. 전국체전, 혁신도시, 고속전철 역사유치 등 김천이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오락프로그램에도 나오고....
얼마 전에는 KBS에서 지방자치단체 중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사회를 성장시킨 성공사례를 방송하는데 기초단체 중에는 유일하게 김천 박시장님이 소개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많은 자치단체 중에서 유일하게 우리 김천이 나오는걸 보니 얼마나 반갑고 자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10년 전에는 직장동료나 이웃 분들이 고향이 어디냐고 물을 때 김천이라고 대답하면 잘 모르고 구미 옆이라고 이야기 하면 알아듣곤 했지요. 하지만 이젠 달라졌어요. 제 고향이 김천이라고 이야기하면 ‘아! 김천’ 이러면서 김천을 많이 알더라구요. 제가 서울에서 고향이 김천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닐 수 있는 건 고향 김천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시장님과 시민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냥 도움도 되지 못했지만 여러분 덕분에 서울에서 고향이 김천이라 어깨 펴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그동안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우리고향 김천발전에 더 힘써 달라고, 그리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못 쓰는 글이지만 올리게 되었습니다.
편지를 쓰려고 하다가 인터넷에서 김천시를 검색해 봤습니다. 정말 많은 일들을 했고 또 하고 계시더군요. 많은 경쟁 시군을 물리치고 혁신도시도 유치하셨고, 올해 치룰 김천전국체전, KTX역사유치.... 이런 굵직굵직한 업적 외에 제가 모르는 다른 일들도 많이 하신 걸로 압니다. 이 모든 것이 시장님이 앞장서고 뒤에서 시장님을 믿고 후원해 주는 김천시민의 단결된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올 10월에 있을 전국체전도 분명히 전무후무한 전국체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조경대상 대통령상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더 아름답고 단결된 힘으로 전국 최고의 아니 세계 최고의 도시로 발전시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시장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올해가 시장님으로서는 마지막이라는 소리를 엄마에게 들었습니다. 많이 섭섭하네요. 10년 동안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보통 임기가 다 되어 가면 대부분이 큰일은 별로 하려고 하지 않는데 시장님은 마지막까지도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뵙고 저는 감동받았습니다.
유종의 미라고 하지요. 시장님은 이 말을 그대로 실천하셨습니다. 시장님은 시장이라는 자리에서는 떠나실지 모르지만, 김천시민과 저의 맘에는 항상 김천시 최고의 시장님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시든지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일 모두 이루어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는 김천을 위해 아무것도 한건 없지만, 우리 김천이 잘되면 멀리 서울에서 열심히 박수는 쳤답니다. 올해 있을 김천전국체전 성공적으로 치르시길 바랍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싶지만 여건상 참여는 못하고 마음만은 참여할 것입니다. 대신 저는 서울에서 맡은 일 열심히 하면서 우리 김천전국체전 홍보에 전념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시는 우리 멋진 시장님. 파이팅!
2006. 5. 21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34-2
김영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