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 인수위라... 김영민(경상북도YMCA협의회 사무총장) 첫째, 들어가는 말 한 자락. 6월8일자 모 중앙지는 1면 톱기사로 ‘5·31당선자 벌써 권력남용’이라는 제하에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선자들의 법에도 없는 인수위원회의 구성과 무리한 요구 등 초법적인 사안들을 꼬집고 있다. 소제목으로 사무실, 사무집기, 관용차량 지원요구로부터 당선자와 인연 있는 특정 공무원 파견요청 등으로 벌써부터 불나비 밤 불꽃 찾아 덤비는 모습들이 전국 각처에서 연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충북도의 경우 당선자에게 공무원을 10명 파견하기로 하는 것을 필두로 지난번 일부 광역 단체에서 존재하던 인수위가 서울의 경우 구청장 모두가 구성했다는 것이다.
지방 자치법 에도 대통령의 인수 위원회 이외는 임의기구이고 인수인계의 규정만 있지 인수위에 관한 사안은 없다. 또 행정자치부는 관용차 지원과 공무원의 파견 근무를 금하면서 청사 안에 사무실 사용을 금지했으나 이마져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의 경우 고위 전담 공무원 2명이 파견 되었고 한 자치단체는 청사밖에 만든 사무실의 집기며 임대료 등 470여만 원을 해당 지자체에 넘겼으며 경기도의 한 지차체는 관용차를 지원받기도 했다는 보도가 실려 있었다.
물론 당선의 기쁨 보다는 검찰, 경찰의 호출에 조마조마한 사람도 있겠지만 하늘이 두 쪽 날 일이 아니고는 며칠만 지나면 자연스레 ‘장’의 자리에 오를 것이고 그러자면 바로 시작하는 일을 위해서는 인수위를 통해서 사업의 원활을 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우며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인 사안 역시 분명 현직 시장이나 단체장(혹은 대리)이 존재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받으며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현실에서도 알맹이 있는 브리핑 대상은 당선자이고 따라서 실제의 권력을 행사한다는 씁쓰레한 소리가 이어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도, 보고 싶은 내용도 아니다. 설령 새로운 임무를 맡은 자의 각오와 신념으로 준비하고 열정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상의 결과라 하더라도 일부나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은 시작에서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가 될까 심히 염려된다.
둘째, 근간에 들어 각 언론매체마다 당시 후보자의 수족처럼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의 면면이 인수위원들이란 이름으로 발표되는 것을 보았다. 충분히 노력한 대가라기보다는 같이 만들어온 작품에 대한 마무리 차원에서 함께한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도하다.
그러나 채근담에는 ‘處治世宜方하고 處亂世宜圓하며 處叔季之世에는 當方圓竝用이니라’했다 즉 태평한 세상을 살 때에는 마땅히 방정해야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처해서는 마땅히 원만해야하며 평범한 세상에 처해서는 방정함과 원만함을 아울러 써야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을 보면서 한결 같이 느꼈던 내용의 하나는 입후보자일수록 강하게 위기론을 주장하고 그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식이 자신이라고 강변했는가 하면 이 내용을 듣는 국민의 절반이상이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수위로 구성된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다. 과연 지금의 모습이 위급한 시기인지, 태평한 세상인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평범한 세상인지 분명히 파악하고 그 판단에 의해 새로운 정책(?)이 기획되고 진행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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