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산
이정란(신음동 삼보아파트)
시(詩)를 낳는다
열 달 아니마흔해 동안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인 깨알 같은 사연들이산도(産道)를 타고 흐른다 눈망울엔 이슬이 맺히고가슴은 저녁노을처럼 불탄다 열여섯 수줍은 소녀의 향내가 젖망울 분홍빛으로 터진다
아, 시원하다 오늘 나는한 소녀로 다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