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걸작, 우리교육 현실
교육감·교육위원 후보 연설회장에서
김영민(경북지역YMCA사무총장·구미중 운영위원)
24일 구미에서 열린 교육감, 교육위원 후보자 연설회장의 모습은 각본도 없고 연출도 없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을 가장 정확하고도 재미있게 보여주는 명작이었다.
4명의 교육감 후보자의 모습은 마치 교육부 장관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의 모습 그대로였다(그런 선거라도 있으면 참 재미있겠다).
약속한 최소한의 시간적인 룰마저 지키지 못하면서 ‘(전체의 약속인)공교육 활성화’를, 그러면서도 원어민교사, 영어교육에 -모든 후보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치중하겠다는 전연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 지방색을 내세우면 당선된다고 했던가?
지역주의를 끄집어내고 교육특구 운운하며 국회의원 출마자 모습이 더 어울리는 모습, 얼토당토 않는 지역감정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끌어들이기에 혈안인 어슬픈 호소와 연고, 연줄로 문제해결의 방식을 제시하는 등 신선함, 개혁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내용과는 거리가 먼 모습은 참으로 딱하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입을 맞추듯 모두가 한 목소리로 ‘교육환경 개선’을 이야기 하면서도 그 구체적 내용이란… 연설회장 벽 한쪽에 걸린 메니페스토 운운하는 현수막이 힘없이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어 교육위원 후보자 연설은 그야말로 교육문제에 대한 우리의 모습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해주는 거울이었다.
후보자는 후보자대로 당선되면 교사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도록 하겠다,
교육부 장관조차 해결할 수 없는 교육양극화 해소니 일군 일시 일 명문고 설립, 약자(? 정말 그런가)인 교사에게 과중한 업무해소, 도정자문단을 구성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못 지키면 사퇴하겠다면서 시간 약속하나 지키지 못하고, 한 가지 사례로 모든 것을 규정해 매도하면서 마치 시민의 의견의 대변자인 듯 하는 모습, 교육 논리보다는 비교육적인 논리가 우선해야한다는 억지 논리와 주장, 그것을 무식하다고 뒤집어씌우는 모습…,
참가자는 참가자대로 방청 온 사람의 많은 부분은 학교 선생님인 듯 동원(?)된 모습이며 정작 학부모나 지역 운영위원은 잠깐 얼굴만 비치고는 사라지는 모습, 교육감 후보 연설시 1천명이 훨씬 넘는 숫자가 교육위원 후보 연설 초 500명 선으로 줄더니 마지막에는 100여명으로 남는 모습으로 도무지 교육에 대한 담당자의 선택권 자체를 포기하면서도 결과는 타인에게 책임을 미루는 유권자의 무책임한 모습과 전문가인 듯 외치면서도 도무지 비전문가의 눈으로 보아도 답답하기 그지없는 사안을 신들린 듯 박수치는 모습…,
또 이일을 주관하는 선관위는 선관위대로 아예 연고주의에 의해 투표하라고 하는 건지 누가 누군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들에 단 하나의 설명이나 내용도 제시 않고 멀리서 얼굴 모습조차 볼 수 없다. 물론 선관위 위원이나 사무국사람이야 바로 옆에 있으니 알 수 있지만 표를 찍는 사람은 한참이나 멀리 앉아 눈을 비비면서 보려하는 운영위원들이다 무책임한 태도나 진행상의 미숙 시간을 넘겨 마이크를 꺼도 무시하는 후보자나 이들을 그대로 두고, 아니 모두에게 공정해야한다는 모습, 메니페스토하며 그렇게 떠들더니….
각본을 누가 만들었는지 참으로 우리의 교육현실을 그대로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명작 중의 명작이었다.
이런 모습에서라도 선택은 해야 한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어떻게 구별하여 선호를 결정하며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내일을 맡길 지도자들을 어떻게 키울지 알아보라는 것은 모두가 제갈공명이 되거나 사주 관상으로 아예 길거리에 자리라도 깔아야할 능력자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교육 현실을 알고 싶으신 분에게 반드시 보시라고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