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경찰서 서부지구대 우병욱(왼쪽 사진) 경장이 600만원 소지하고 쓰러져 있는 장애인을 구호하고 가족을 찾아 주었다.
18일 밤 12시 20분경 봉산면 추풍령 휴게소 부근을 순찰 중이던 우 경장은 휴게소 입구 김천-대전간 편도 2차선 도로에 20대 후반의 남자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급히 달려가 살펴보니 교통사고는 아니었다. 하지만 쓰러진 남자는 의식을 찾은 후에도 이모라고 자신의 이름만을 말했을 뿐 다른 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신원파악을 위해 소지품을 확인해 보니 동대전농협에서 발행한 1백만원짜리 자기앞 수표 6장이 나왔다. 우 경장이 수표에 대해 물으니 3일전 집에서 나올 때 가지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단서라고는 이모씨의 이름과 동대전 농협에서 발행한 수표뿐이었다. 또한 이모씨가 정신지체장애로 확인돼 더 이상의 단서 확보도 불가능했다. 우 경장은 대전 동구에 거주하는 25~35세의 남자 중 이름이 같은 50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했다. 하지만 심야시간이라 대부분 연락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겨우 통화연결이 되면 모두가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다. 더 이상의 신원파악 방법이 없어 고민하던 중 이모씨가 갑자기 일어나 지구대를 나가려고 했다. 우 경장이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교회를 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마침 주변에서 교회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종소리를 듣고 교회를 생각해 낸 것 같았다. 우 경장이 어느 교회를 다니냐고 물으니 다행히도 이모씨는 교회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모씨가 다닌다고 말한 교회는 대전 동부에 있는 모교회였다. 즉시 그 교회로 연락해 목사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이모씨의 신원을 모교회 목사로부터 확인하고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새벽 5시경 보호자의 어머니 이모씨가 지구대로 찾아와 모자가 다시 만났다. 어머니 이모씨에 따르면 가출한 정신지체장애 이모씨는 3일전 이사비용으로 준비한 6백만원을 들고 가출했다. 이모씨를 찾기 위해 대전시내 일대를 찾아 보았지만 찾지 못해 애만 태우던 중 우 경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이다. 어머니 이모씨는 우 경장에게 감사의 표시로 10만원을 주었지만 우 경장은 정중히 거절했다. 이모씨는 “많은 돈을 가지고 나가 자칫 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무사히 찾아 다행이다”며 우 경장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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