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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꿈이 경찰이었다는 배정윤(28세)형사는 꿈을 이뤘다. 지금은 경찰서에서 근무중이다. 그것도 여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수사과 형사계의 과학수사팀 여형사로 근무 중이다. “작년 11월 김천서에 발령받아 지구대에서 근무하다가 형사계로 자원해 올해 5월부터 형사계에서 근무를 하고 있어요” 배정윤 형사는 수사과 과학수사팀에서 성폭력을 담당하고 있다. “제가 제일 막내지만 인권침해 문제로 정부에서 여경에게 성폭력을 담당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맡게 되었습니다. 폭력사건과는 달리 성폭력 사건은 딱히 정황이 떨어지게 나오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수사를 하다보면 사람들의 상식에서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일이 아닌 경우가 많아 처음에는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안타까운 일도 많다.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아니다 싶을 만큼 죄지은 사람에게 형이 가볍게 내려졌다고 느껴질 때면 함무라비 법전에 나와 있는 것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법은 그 틀에 맞지 않으면 처벌이 되지 않는 그런 모순이 있기도 하니까요. 그럴 때면 중립의 입장인 수사관인 저로선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경찰이 된 후 안타까운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정윤 형사의 기억에 뿌듯하게 남은 일도 있다. “지구대에 근무 할 때에 일입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일반아이들이 함께 다니는 초등학교 앞을 순찰 중이었는데 한 학생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해 넘어져 조금 다치고 옷은 다 젖어 있었어요. 학교에 가서 알아보니 아이의 부모님들도 장애인이며 할머님이랑 함께 살고 있다고 주소를 알려 주는데 아주 산골 이었어요. 아이를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데 비가 많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차타고 떠나는 우리를 맨발로 쫓아 나오신 할머님이 저희 모습이 가물거릴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여자의 몸으로 수사과에 있으려니 힘든 점도 없지 않다. “여경이라는 것 때문에 힘든 점이 있죠. ‘여경이 뭘 하겠나’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무시하는 경향이 남아 있거든요. 그래도 저는 키가 큰 편이라 나은 편이에요. 동기들 중에는 덩치가 외소해서 현장에 나가면 아예 대놓고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의 각오도 남다르다. “아직 많이 배워야 하는 제일 막내지만 내가 맡은 성폭력 사건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제가 조금 더 힘들더라도 성폭력을 예방하고 성폭력 피해자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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