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소방서에서 10년째 소방교로 근무 중인 박진숙씨를 만난 건 오전 11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응급환자가 발생해 출동을 다녀온 박진숙씨의 모습은 조금 전 급박했을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소방관이 된 건 병원을 다니며 다른 공부를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병원과 너무 체계가 다르고 남직원들이 대부분이어서 어색하기도 했어요. 최근에 여직원들이 많이 들어와 10명이나 되지만 그때는 저까지 여자 대원은 둘 뿐이었거든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 격일 근무도 힘들지 않다. “아침 9시~저녁 9시까지 근무를 하고 다음날은 쉬고 있어요. 물론 큰 사고가 나면 비상근무를 해야 합니다. 제가 소방관으로서 충실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시부모님 덕분이에요” 비상벨 소리만 들으면 언제 어디서나 정신이 번쩍 든다. “한번은 집에서 잠을 자다가 깜짝 놀라서 일어난 적이 있었어요. 제가 사는 아파트는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벨을 울려요. 그런데 그 벨소리가 소방서에서 긴급 출동할 때 울리는 소리와 비슷했어요” 최근 박진숙씨는 10년 동안 소방관으로 생활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하나 생겼다. “얼마 전 동양무지개 아파트로 응급환자를 이송하러 갔었어요. 근데 그 환자분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았던 것이 이송 후에도 마음이 많이 쓰였어요. 그런데 그 분 아드님께서 소방서 홈페이지에 상태가 좋아졌고 감사하다는 내용을 써 주셨어요. 저는 그 글을 보고 오히려 아드님께 고마웠어요.” 가슴 아픈 일도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으로 이송하지만 도중에 사망 하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10년을 하고 있지만 이런 일이 생기면 처음처럼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체력 관리는 기본이다. “지금은 의무소방이라고 군복무를 하고 있는 인력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그 마저도 이젠 어려워지는 실정이에요. 그러면 남직원과 저 둘이서 구급활동을 나가야 하거든요. 현장에서 뛰기 위해서는 평상시 스스로 체력관리는 기본으로 해야 해요. 군인이 체력관리 하는 것이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요.” 박진숙씨에게는 작은 바람이 있다. “옛날보다 차도 많아지고 교통이 혼잡해 졌어요. 그래서 응급출동 할 때 어려움이 많아요. 구급차 뒤에 본인 가족이 탔다는 생각으로 구급차 출동 시 배려를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고할 때는 꼭 환자의 상태를 상세히 말씀해 주시면 좋겠어요. 저희가 환자 상태를 알고 출동하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거든요.” 앞으로의 각오는 ‘지금처럼’ 이다.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환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어 제가 하는 일이 좋아요. 더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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