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되는 인구노령화 늦어지는 연금개혁 최기영(국민연금관리공단 구미지사장) .jpg)
지난 8월말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국 9.3%를 기록하고 경북 13개 시·군의 경우 20%대가 넘어서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노인인구 증가추세 가속화로 2026년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1천만 명이 넘어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구가 될 전망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는 평균 출생아 수는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우리나라 사회· 경제적 전반적으로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가속화되는 노령화는 국민연금의 기금재정에 많은 위협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은 170조로 규모면에서 세계 6위를 자랑하고 있다. 기금적립금도 매년 2조원씩 불어나 2036년경에는 1천700조가 넘어 기금적립규모가 최고조에 달한다. 그러나 이런 기금도 2047년에는 완전히 소진해 버린다.
기금고갈 가속화의 원인은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국민연금의 구조적문제에다 저 출산, 노인인구의 증가, 노인수명의 연장 등 인구 고령화추세가 맞물려 연금을 받을 사람은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연금을 내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047년쯤 되면 20대 젊은이들은 은퇴를 하는 시기이다. 지금대로라면 이들에게 줄 연금은 없다. 아니 줄 수는 있다. 특히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기 때문에 반드시 지급해야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지금 10대 이후 우리 후세대들은 본인소득의 약 30%이상을 국민연금보험료로 납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후세대들에게 얼마나 많은 부담이고 비극적인 일인가? 이런 문제들은 미래의 가입자들이 국민연금가입을 회피하게 만들고 나아가 세대 간의 엄청난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재정불안에서 오는 미래의 연금대란을 위한 대책으로 현행 국민연금의 ‘저부담-고급여’체계에서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제도를 개혁해야한다는 법안을 2003년부터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지금도 정부와 여·야 당은 여러 가지 개혁안을 가지고 접점을 모색 중이나 합일점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보험료는 올리고 받는 돈은 줄이자’니 국민들이 달가워 할 일도 없고 표를 의식한 정치권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는 듯하다.
국민연금문제는 정치적 이슈가 아닌 국민경제적이슈로 다뤄져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연금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래 전부터 연금제도를 시행해 온 선진국들도 연금 받는 연령을 연장하거나, 급여수준을 낮추는 개혁을 했고 지금도 개혁은 진행 중이다.
지금 우리는 연금개혁을 위해 진통을 겪고 있다. 질병 치료가 고통을 수반하듯이 개혁은 고통을 수반한다. 빠른 치료가 생명을 건지듯 연금개혁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만일 연금개혁이 늦어져 우리 후손들이 감당하지 못할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오늘을 살았던 우리는 무엇으로 변명할 것인가?
정부와 정치권은 현재 제안되고 있는 각종 개혁안의 장점들을 면밀히 검토해 최상의 조합을 찾아 국민연금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