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14명 억대 여비로 해외연수
김영민(경북YMCA협의회 의정지기단 사무총장)
속담에 ‘개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黃毛) 못 된다’는 말이 있다. 타고난 제 버릇은 고치기 힘들며, 노력을 통해서 본성(本性)을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하다는 말을 선조들이 재미있게 만드신 것 같다.
우리(경상북도지역 YMCA 의정지기단)는 근간 제8대 경상북도 의원들의 활동을 세 차례 임시회, 정례회의 본회의, 상임위원회를 통해 지켜볼 수 있었다. 무보수 명예직이 아니라 고액의 급여를 국고로부터 받는 공인으로써,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적인 여망을 한 몸에 담고 선출된 대표로써 그들의 활동이나 노력은 일견 바람직스럽고 경북도민의 요청에 부응하려는 연구가 돋보이는 자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과거의 무보수 명예직으로 고등실업자 구제책(?), 행정부 거수기 내지는 무의도식이라는 부정적인 요소에 대해 새롭게 거듭나고자하는 최소한의 모습이나마 구체적으로 읽을 수 있어 매우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24일부터 이상천 의장을 중심으로 김응규 운영위원장, 이현준, 이우경, 박순열, 김만용, 김영만, 조동만, 박영훈, 백영학, 최윤희, 황상조, 김기홍, 장병익 의원 등 14명이 2주간 미국, 캐나다를 연수하기위해 몰래(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출발 전 분명히 자료공개를 요청 했으나 답변이 온 것은 출발하고 2일이 지난 후. 그것도 두 번의 재촉 후에야 가능했다. 이는 출발사실을 나타내지 않으려는 의원들의 마음을 읽은 사무국 직원들의 합작품이라 보아도 무방하리라 싶다.) 나간 사실에 대해서 지금까지 최소한의 변화에 대한 생각 자체를 허물어뜨리기에 충분했다.
그 첫째는 비용의 전용과정을 답습한 모습이었다. 금년예산에는 분명히 의원 1인에게 180만원의 해외연수비용(전체 약 1억 2백만 원 정도)이 책정돼있다. 그런데 이 비용으로는 먼 곳에 가려니 여비도 감당할 수 없어 그 금액을 우선 선발된 14명으로 나누고 1인당 720만원의 비용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관례라고 하지만 예산에 구체적으로 명시된 사안을 그렇게 하여 마치 모든 의원들에게 년 1회의 해외연수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편성하는 것은 도민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 아니고 무엇인가? 솔직한 의회, 의원을 바란다. 동시에 그렇게 편법으로 지불되는 사안에 대해 같은 식구들이라고 한 번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의원들의 양심에 묻는다. 만일 행정부에서 사업의 원활이나 관례라는 이유로 예산을 전용하거나 편리한 데로 변환해도 묵과할 것인가?
둘째는 목적에 나타난 내용과 방문지역을 연결할 수 없는 사안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목적은 ‘해외연수를 통하여 산업 경제, 문화, 지방자치제도등 분야별 현황과 추진 실태를 몸소 체험함으로써 국제 분야의 의정활동 수행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1억 원 이상의 돈을 들여 연수한다고 했는데 일정에서의 내용은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말 그대로이다.
좋다. 그러나 10월28일 토론토 카사로마 성 등 관광, 11월1일 그랜드 캐년 구경, 11월3일 요세미티 국립공원 구경, 11월4일 금문교, 금문공원 구경 등을 위해 거의 하루의 대부분을 할애하는 일정은 연수목적에서 밝힌 내용과는 도무지 연결시킬 방책이 없다. 과연 목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아니면 차라리 바쁜 일정 중 한 두 번의 관광이라고 하는 것이 솔직하지 않는지. 또 샌프란시스코 주민 실태시찰이란 무었을 말하는가? 계획서에 의하면 아무리 길게 잡아야 4시간도 못되는 시간에 샌프란시스코 주민실태를 시찰(?)한단다. 보고서가 정말 기다려진다. 얼마나 기가 막힌 재주일지 자못 궁금하다.
셋째는 10월28일자 모든 신문의 기사에서처럼 울릉군의회가 해외연수비 1,310만원을 반납하고 재정에 보탬을 하고자한 노력을 도의회는 할 수 없거나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의원들의 해외‘연수’(정말 이 말을 써야할지 의문이다)는 ‘예산에 있으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도민에게 돌리는 태도도 소위 도민들의 머슴이 되겠다고 그렇게 다짐한 사람들이라면 지방자치 2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한번쯤은 있어야하는 것이 최소한의 염치는 아닌가?
여비랍시고 도민들은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든 14일간의 1인당 평균 700만 원 이상 씩의 비용은 절대 개인의 돈이 아니다. 최소한 자신들이 통과시킨 항목이면 그대로 지키는 양식은 반드시 필요하고 혹 꼭 연수해야할 필요가 있으면 자신의 비용으로 추가하는 양식을 보여주시기 빈다. 동시에 제발 ‘개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黃毛) 못 된다’라는 말이 부끄럽도록 구체적으로 답해 주시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연수’, ‘시찰’, ‘견학’등 그럴듯한 말로 도민을 현혹하기 보다는 솔직한 용어의 사용과 이미 그 사용된 용어의 사용과 귀국 후 그 용어에 걸맞은 보고서를 전 도민에게 보여주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한번쯤이라도 사양하고 도민의 현안에 대해 염려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는 염치를 우리는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