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운동장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온통 꽃과 소나무, 조각을 둘러싼 이색적인 가로등이 지나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차창 밖으로 몰아낸다. 화창한 가을 날씨에 누렇게 고개 숙인 벼들이 가을 운치를 더한다.
전국체전 때문에 김천시 곳곳에 단장의 손길이 분주하더니 전국에서 모여든 내빈, 선수와 임원을 비롯한 방문객들의 칭찬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벤트 안내소를 찾는 손님들 입에서 “정말 김천이 이렇게 달라졌다니!” 칭찬인지 놀람인지 연일 들려온다.
농업기술센터 홍보관에서 찰떡 치는 소리에 모여든 관람객, 도공의 손길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받아든 도자기 선물, 늘씬한 미녀가 무료로 찍어준 즉석 사진을 바라보며 흐뭇해하시는 할아버지, 전국에 고품질 쌀을 한곳에 모아놓고 선물로 주는 홍보관, 앞에 늘어선 행열이 마치 옛날 밤새워 열차표를 사던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경북 각처에서 몰려든 특산물 코너에서 시식회가 벌어지고 그 주변을 둘러싼 전국에서 몰려온 홍보관에서는 선물을 나눠주어 관람객들은 여러 가지 맛을 보고 선물을 받아들고 이벤트장을 빠져나간다. 지나는 길목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심어놓은 국화향이 식욕을 불러오며 국화길 옆에는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전국에서 제일간다는 수영장에는 180cm나 되는 선수들이 저마다 기량을 펼치기 바쁘고 운동장 들어오는 입구 문화예술회관에는 대한체육회가 그대로 옮겨 놓은 박물관 전시품들이 눈길을 끈다. 전국체전이 아니고서야 어찌 김천 소도시에서 이렇게 값지고 진기한 전시품들을 만날 수 있겠는가? 초창기 농구선수의 사진을 보니 치마저고리를 입고 공을 넣는 모습도 낯설다.
전국체전은 1920년 7월13일 시작되었고 그때 성화로를 보니 마치 장작을 때던 시절 초등학교 교실에 놓인 난로를 보는 것 같았다.
경기며 이벤트가 한참 무르익어가는 22일 일요일 3개월 넘게 기다리던 단비가 하나님께서 김천 전국체전을 축복이라도 하듯 선물로 주셨다. ‘내일은 폐막식, 하나님 제발 오늘만 내리고 내일은 맑은 하늘을 보여 주셔요.’ 하느님은 마지막 23일 폐막식을 성대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안내소에서 7일간 열심히 봉사를 하고 경기는 마침내 막을 내리고 우리는 폐막식을 치르기 위해 6시에 종합운동장 동문을 들어서자 비가 올 것에 대비해 미리 나누어준 비옷을 추위를 막기 위해 입고 있는 시민의 모습이 이색적이고 뿌려지는 꽃가루는 조명을 받아 마치 하늘에 별들이 모조리 운동장으로 몰려와 천사들과 춤을 추는 분위기다.
사회를 맡은 아나운서가 “이번 체전에서 꽃이라 불리는 봉사단들이 입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는 소개의 말이 들리고 우리는 일제히 모자를 벗어 흔들어 답례를 했다.
경북도지사께서도 “이번 김천체전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자원봉사자의 힘이 컸다”며 봉사자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이번체전에 참여한 임원이 5천819명이고 선수가 1만7천500명이라고 하니 여기에다 관람객을 합하면 줄잡아 오만이 넘게 체전에 참여를 한 것이다.
“아무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른 것은 박팔용 전 시장님, 박보생 현 시장님을 비롯한 시청 직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덕분입니다” 라고 외치고 싶었다.
전국 제일이라는 것이 도시환경, 문화예술회관, 수영장, 시립도서관, 장애인복지회관, 직지문화공원 손꼽아보니 전국 제일이라는 것이 김천 소도시에 6개나 된다. 정말 메달감이다. 자랑스럽다.
다시 한 번 전국체전에 열의를 다한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전국체전에 다녀가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