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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내가 결혼했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6년 11월 30일

  ‘아내가 결혼했다’는 소설 한 편이 월드컵에 맞춰 출간 되었었다. 물론 내용도 두 부부의 축구 얘기로 이어진다. 각 나라들의 전술과 선수들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잘 파악하고 있는지 관객이 아닌 축구 전략가처럼 보였다.


  그런 것처럼 작가 김현욱도 작전이었는지 시기를 잘 맞춰 공을 패스했고 결국 골인을 했다. 우리나라는 월드컵 때 일찌감치 열기가 사그라졌지만 소설은 작가에게 세계문학상을 안겨줬다.
아마도 제목이 많은 점수를 차지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아내가 결혼을 하다니 무슨 소리인가 싶어 관심도 가고 두 남편을 둔다는 낯선 소재 때문에 더욱 궁금증이 유발된다. 우리나라 정서상 제목은 퍽이나 눈에 띈다.


  아내가 결혼을 하려면 먼저 이혼을 해야 한다. 그러면 아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렇다면 이혼을 하지 않고 다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는 두 집 살림을 한다.
펄펄 뛰는 남편과 주부(아내)들의 모임에서 논쟁거리가 되기에 충분했고 할 말들이 많은 듯 했다.


  아내는 여전히 남편을 사랑한다. 그런데 다른 남자와 새로운 사랑이 싹튼다.


  새롭게 사랑한다는 건 미리 와 있던 사랑을 싹 지우고 시작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첫 사랑을 잊지 않고 딴에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두고두고 곱씹어 보며 가슴 한 켠에 담아 아름다운 것이라고 소중히 간직한다.


  좀 다른 문제지만 남편과도 그렇다. 남편을 여전히 사랑하지만 새로운 남자도 사랑한다. 그래서 중혼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일부일처제이므로 딱딱하게 따지자면 불법이고 불륜이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티베트나 인도, 아프리카에는 ‘폴리가미’라는 일처다부제가 있다. 주로 경제적인 이유지만 티베트의 경우는 형제들이 분산되면 재산도 분산되니까 재산 유지 목적으로 아예 여러 형제가 공동으로 아내를 소유한다.


  인도의 토다 족 같은 경우엔 식량이 부족해서 여아 살해가 많이 일어나는데 그만큼 성비가 안 맞아서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슬람 국가에서도 허용이 된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 때문에 상상이 안 된다. 당장 남편은 주변 시선과 자존심 때문에도 결딴을 낼 것이다.


  내용처럼 누나들의 이혼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 가족에게 이혼의 모습을 보일 수 없어 아내의 의견을 허락한다. 하지만 세 사람 외에는 비밀일 수밖에 없다.


  명절 때 모이는 가족들과의 관계 또 호적 정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복잡하게 꼬이는 문제들만 보인다. 한 집안의 며느리로서 시댁식구들과의 갈등이 점점 노골화되어 가는 현실에서는 이중 삼중고에 시달릴 지도 모른다.


  주인공들도 쉽게 털어놓고 알릴 수도 없는 일이라 이웃이 눈치 채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물론 시댁에는 더더욱 알리지도 못한 채 아무 일 없듯이 행동한다. 평일은 새 남편과 지내고 주말은 전 남편과 지내면서 말이다.    


  작가에게 묻고 싶다. 부인이 이런 제의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은 나와 있다. 작가 역시 좋은 해결책을 낼 수 없었던지 주인공들을 뉴질랜드로 보내려고 한다. 2층집을 구해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것은 도피이며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다. 그곳에 간다고 해도 근본적인 문제로 또 고민과 갈등에 빠질 것이다.


  오랜만에 새로운 상상을 하며 일탈을 꿈꿔 보았다. 공은 선수들이 보내는 대로 가는데 공이 선수들을 골라서 다닌다는 느낌이다.
내용이 혼란스럽고 풍랑이 일기 전의 바다 속 같지만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보는 것이 소설의 묘미가 아닌가 한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6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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