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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여보, 나 1등 먹었어”

김근태씨, 광주 피스울트라마라톤 우승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6년 12월 07일


  



  25일 오후 6시 광주시 광산구 쌍암공원에서 낯익은 사람이 몸을 풀고 있었다. 지난 8월 27일 햄강화울트라마라톤대회에 첫 모습을 보인 김근태(46세.김천마라톤협회)씨였다. 이번 대회는 김근태씨가 참가하는 두 번째 울트라마라톤이다. 종목은 100km 트레일런. 김근태씨의 배번은 113번.


 


  저 배번은 잠시후 쌍암공원을 출발해 담양-곡성-화순-무등산일대-국립 5.18묘지를 거쳐 다시 쌍암공원까지 누비게 될 것이다.


 


  출발선에 선 김근태씨는 아내 강혜순씨가 생각났다. 아내는 지금 이 순간 김근태씨만큼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김천을 떠나기 전 아내와 약속을 했다. 이번에는 꼭 우승을 하겠노라고.


 


  아내는 늘 그랬다. 지금까지 56회의 풀코스(42.195km)를 완주할때도 34회의 서브쓰리(3시간 이내 주파)를 기록할 때도 항상 남편을 기다렸다.


 


  첫 울트라마라톤 대회 기록은 9시간 29분이었고 성적은 3위였다. 이번에는 우승을 목표로 참가했으니 8시간대에 100km를 완주해야한다.


 


  아마도 결승점을 통과하는 시간은 새벽 2시에서 늦으면 4시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근태씨는 아내가 그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릴 것을 안다.


 


  김근태씨는 80km 지점에서 승부를 걸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승부의 순간은 의외로 일찍 찾아왔다. 35km 지점에서 국가대표 선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실랑이를 벌이다가 국가대표가 오바페이스로 떨어져나가고 말았다. 이때부터 김근태씨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렸다. 힘이 떨어질 때면 날아드는 문자메세지가 큰 도움이 되었다. 김천마라톤 클럽 동료들과 지인들이 문자메세지는 계속 이어졌다.


 


  70km지점. 무등산의 오르막은 끝이 없이 계속 이어졌다. 현재 삼성라이온즈 감독을 맡고 있는 선동렬 감독이 선수시절 체력 강화를 위해 달렸다는 무등산 오르막.


 


  “아무리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6km에 걸쳐 이어지는 언덕은 너무도 힘이 들었습니다. 다리가 떨어지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아내와 격려의 문자를 보내준 동료들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김근태씨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냈다. 그리고 막판 4km를 홀로 달려내며 결승점을 끊었다. 기록은 8시간 24분 22초. 대회 신기록이자 역대 울트라 마라톤 대회 랭킹 4위의 우수한 성적이다. 랭킹 6위까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을 감안하면 김근태씨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자격까지 획득했다.


 


  하지만 김근태씨가 제일 먼저 할 일은 따로 있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내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역시 잠도 안자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김근태씨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켰다. 그것도 대회 신기록을 기록하며.


 


  “새벽이면 바람재를 달리고 퇴근후면 도로를 달린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제 목표는 200km 울트라 마라톤입니다. 앞으로 100km를 5번 정도 더 뛰고 200km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다면 세계대회에도 출전해야겠지요.”


 


  인간한계에 도전해 감동을 일궈낸 철인 김근태씨는 아내 강혜선씨와의 사이에 1남을 두고 있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6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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