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돼지해로 알려진 정해년 첫날 김천에서는 세 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태어난 아기는 지좌동 동양아파트 504호에 주소를 둔 이현(30세)-김현정(25세) 부부의 3.3kg의 건강한 남자아기이다.
“복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면 더 바랄 게 없겠고요.”
김천의료원 신생아실에서 만난 정해년 김천 첫 아기 아버지 이현씨의 소망이다. 김천공단 애경코스파에 근무한다는 이현씨는 비록 박봉의 월급쟁이에 불과하지만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것이 마음 든든하다는 표정이다.
간호사로부터 “오후 2시11분에 자연분만 한 아기이고 산모도 건강하기 때문에 곧바로 와서 사진을 찍어도 아무 지장이 없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1시간 뒤쯤인 오후 3시경 찾아갔을 때 아버지는 물론 아기의 두 누나, 할머니까지 입원실 한 방을 차지하고 있어 화목한 가정집을 옮겨놓은 것 같았다.
“유진이가 네 살, 수진이는 세 살로 연년생입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알려주지 않아 낳을 때까지 몰랐는데 아들이라 더 좋아요.” 충북 음성이 친정이라는 아기 어머니 김현정씨는 방금 분만실에서 나온 산모 같지 않게 밝게 웃는다.
세 번째 아기라 해서 부모 나이가 많아 보일 줄 알았다가 결혼 적령기의 처녀 총각이나 신혼부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아 “인구가 자꾸 줄어 걱정인데 셋이나 낳아 시에서 더 좋아 하겠다”고 웃었는데 아무튼 이현-김현정 부부가 세 번째 아기 덕분에 복을 쌓을 곳이 없을 정도로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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