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일손을 덜어주고 그 당시 시세대로 벼 가격까지 책정해 주는 수탁사업이 시의회의 제동으로 추진이 중단됐다. 수탁사업은 국가 시범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경상북도에서는 건양RPC외 2개소의 RPC만 수탁사업 시범업체로 선정됐다.
시 농축산과에서는 수탁사업 추진에 필요한 사일로우(벼 저장시설) 증설을 위해 예산을 편성, 시의회에 올렸다. 예산 규모는 모두 5억5천이며 시비 5천500만원에 국비가 2억2천이며 나머지는 자부담이었다. 백분율로는 시비 10% 국비 40% 건양미곡 부담이 50% 였으나 시의회에서는 김천시의 부담분 10%를 지원할 수 없다며 삭감해 국가에서 지원되는 국비 2억2천만원도 물거품이 됐다.
이에 따라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벼를 수확할 경우 따로 건조과정을 거치거나 공공비축비 매입 또는 일반매상을 위해 벼를 보관할 필요가 없는 수탁사업은 일단 중단됐다. 수탁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었을 경우 농업인들은 수확한 벼를 현장에 설치된 사일로우에 산물벼 그대로 보관하게 된다. 보관한 벼는 농업인들이 필요로 할때 언제든지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으며 매각시에는 그 당시 시세대로 가격을 책정해서 받을 수 있다.
RPC에서는 보관상태가 떨어지는 농가보다 보관상태가 뛰어난 사일로우에 저장함으로서 우수한 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수탁제도는 농가의 벼건조와 보관 및 운송과정을 제거해 불편함을 덜고 RPC는 우수한 벼를 확보하는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민간업체에서 수탁사업 시범업체로 선정되는 결과를 이끌어냈음에도 시의회가 시비를 삭감해 이를 아는 농업인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시의회의 한 예결위원은 “저장시설 시비를 삭감한 것은 건양RPC가 민간업체이기 때문”이라며 “민간업체를 시에서 계속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양RPC가 비대해지면 농업인들이 건양RPC에 끌려다닐 우려가 있어 건양RPC에서 독점하지 않도록 다른 RPC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건양RPC에서는 50%의 물량을 타지에서 사들여오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 농축산과 담당계장은 “저장시설의 필요성을 예결위원회와 본회의장에서도 설명했지만 시의회에서 시비를 삭감하는 바람에 추진이 중단됐다”며 “하지만 추경에 다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벼 유통의 한 전문가는 “시의회의 예산삭감은 대책도 세우지 않고 예산부터 삭감한 것”이라며 “현재 김천에는 건양RPC와 삼양RPC 두 곳의 대형RPC가 있지만 삼양RPC에서는 이번 수탁사업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독점을 우려해 다른 RPC를 육성하는 것은 좋지만 신청에서 시범사업까지 따낸 업체를 외면하면 어디서 다른 업체를 육성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건양 RPC에서 관내 벼를 모두 매입한다하더라도 필요 물량의 50%에 지나지 않는다”며 “나머지 필요 물량을 타지에서 사들이는 것이지 관내 물량을 두고 일부러 외지에서 벼를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양RPC에서 벼를 매입하지 않으면 당장 공무원과 시의회에서 관내 농업인을 위해 전국을 돌며 벼를 매입해 달라며 세일즈에 나서야 할 정도이지만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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