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급식으로 나온 우유를 교사 몰래 가지고 나와 학교주변에 버리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급식 우유는 신청한 학생들에 한해 학교에서 매일 지급하는 것이나 최근 국가적으로 우유 먹기를 권장하고 있고 다른 학생들의 우유 마시는 분위기에 편승해 거의 모든 학생들이 급식우유를 공급받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공급받은 우유를 많은 학생들이 마시지 않고 몰래 버리고 있다.
이들은 우유를 먹지 않고 버리면 교사에게 혼날 것을 염려해 눈에 띄지 않는 신발장에 버리거나 집에 가서 먹는다며 우유를 학교 밖으로 가지고 나와 학교 주변 놀이터나 빈 공터 등에 버리고 있다.
모 학교의 한 초등학생은 우유를 버리는 이유에 대해 “엄마가 학교에서 주는 급식 우유는 질이 떨어지니 먹지 말라고 해서 버린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학생은 “엄마가 먹지 말라고 하는 것도 있지만 솔직히 우유가 맛이 없다”라고 이유를 말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우유를 버릴 것을 왜 학교에 우유 신청을 해서 계속 공급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른 아이들이 우유를 계속 받고 있으니 엄마가 우유는 계속 받으라고 돈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 초등학교 주변의 한 주민은 “초등학생들이 버리는 우유가 너무 아까워 집에 가져와 마셨다”며 “그런데 그 양이 너무 많아 다 마시지 못하고 목욕탕에 가져가 몸에 바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준다”고 말해 버려지는 우유가 하나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한 시민은 “우유가 아까워 마셔본 적이 있는데 솔직히 너무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유의 질을 의심하기도 했다.
이처럼 초등학생들이 우유를 마구 버리고 있는데도 초등학교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모 초등학교 교사는 “가끔 우유를 마시지 않는 아이들이 있지만 버리고 있는지는 몰랐다”며 “국가차원에서 권장하는 우유 먹기를 학교에서도 활성화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교장 선생님의 안내방송 등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바꾸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우유먹기를 장려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학교에 우유를 공급하는 업체가 질낮은 우유를 공급하면 학생들이 외면할 것이 뻔하므로 업체 선정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이고 일부 몰지각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심어준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이들 학부모의 인식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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