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문화공원 내 세계도자기박물관 현관 벽면의 유리판으로 된 도자기 기증서 전달 사진이 철거돼 말썽이 되고 있다.
도자기 기증자인 복전영자씨가 박팔용 전 시장에게 도자기 기증서를 전달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김천시가 38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철거하고 다른 사진을 설치해 말썽이 되고 있는 것.
도자기를 기증한 복전영자씨는 한국으로 귀화한 일본인. 부모와 함께 40여 년간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유럽자기를 직접 또는 경매를 통해 수천 점을 수집했다. 그러나 개인이 계속 소장하기에는 너무 벅차 뜻이 있는 기관이나 자치단체에 기증하기 위해 물색하던 중 마침 김천시를 방문해 박팔용 당시 시장의 문화 예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도자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 열정에 감동을 받아 기증한 것이다.
그러나 복전영자씨는 도자기 보상금 5억 원과 기증자가 거주할 수 있는 주택, 야생화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3천 평 정도의 토지 제공을 요구한 외에도 30억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소형 박물관을 건립해 관장으로 취임할 수 있도록 해줄 것 등의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기증자의 요구조건이 이같이 너무 지나쳐 간부공무원들이 수차례 반대했지만 박팔용 전 시장은 도자기에 대한 무한한 가치를 인정하고 최종적으로 기증자에게 보상비 2억 원, 거주주택 제공, 30억 원의 예산으로 직지문화공원 내 도자기박물관 신축, 관장 취임을 약속했다. 그러나 야생화단지조성에 필요한 3천 평의 토지제공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건립된 세계도자기박물관은 김천시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라는 판단에 김천시는 기증자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박물관 현관 벽면에 복전영자씨가 기증서를 전달하는 장면을 유리판 사진으로 제작해 현관 벽면에 설치하고 기증자의 흉상도 제작,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명칭을 유럽도자기박물관 대신 훗날 세계적인 도자기박물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중앙부처로부터 국내 유일의 세계도자기박물관이란 명칭 사용 승인을 얻기 위해 매년 10억 원씩 5년간 50억 원을 확보해 일본,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 등의 도자기를 구입해서 세계적인 도자기 박물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중앙부처는 김천시가 세계적인 도자기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높이 평가해 한국에서 유일하게 세계도자기박물관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김천시는 2006년 직지문화공원 내에 세계도자기박물관을 건립했으나 첫해인 2007년 올해 도자기 구입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세계도자기박물관은 평일 500~700명, 휴일 1천500명 정도의 유료입장객이 관람하는 등 김천시의 문화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박물관 로비 벽면 유리판에 설치된 복전영자씨와 박팔용 전 시장의 도자기 기증서 전달 사진이 철거되자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전에는 현관에 기증자와 전임 시장의 사진이 있었는데 시장이 바뀌고 나니 사진까지 철거해서야 되겠느냐 이것은 역사를 은폐하는 것이 아니냐”며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세계도자기박물관을 관장하는 장지현 현 시 문화공보담당관은 “사진 교체에 대해서 아는 바 없고 다만 문화공보담당관실에서 시비 380만 원을 들여 작업을 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장지현 담당관 이전 문화공보담당관으로 재직한 박성규 현 아포읍장은 “사진 철거작업은 단독으로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철거 사실을 현 시장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진을 철거하기 위해 몇 가지 (안)을 가지고 시장님께 보고 드렸더니 다른 말씀이 없어 혼자의 판단으로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천시청 3층 회의실에 부착돼있던 전임 시장· 군수들의 사진도 현 시장 취임 후 철거된 바 있는데 이것은 현 시장의 임의대로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세계도자기 박물관의 도자기 기증자와 당시 시장과의 도자기 기증서 전달식 사진만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결코 철거해서는 안 될 일이며 많은 시민들이 김천시가 역사적 자료를 은폐 왜곡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불만들을 표출했다.
▼ 개관후 10개월 동안 현관 벽면에 설치돼 있던 도지가 기증서 전달 유리판 사진(왼쪽)을김천시가 철거하고 1월 15일 380만원의 예산을 들여 다른 사진을 설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