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중고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섬유회사를 운영하다 3년 전 은퇴한 60대”라고만 밝힌 서울 거주 한 독지가가 김천중과 김천고 통장에 각각 5천만원을 송금한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김천중학교와 김천고등학교에 “졸업생인데 두 학교에 1억원을 나눠 입금하려 하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오고 몇 시간 후 두 학교의 발전기금 계좌에는 각각 5천만원이 입금됐다는 것.
이는 조선일보가 전경련,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교총이 공동으로 펼치는 ‘스쿨 업그래이드, 학교를 풍요롭게 캠페인’에 공감해 “젊은 시절부터 성공하면 사회를 위해 뭔가 공헌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품고 있었다”는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경영권도 자식이 아닌 회사 직원에게 물려주고 “마침 그동안 모은 돈이 있고 좋은 기회가 와서 학교에 돌려주려고 한 것 뿐”이라고 한다.
신분을 밝히기를 거부한 그는 “남들처럼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그 시절 학교가 준 것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라며 “대학은 대기업이나 후원자들이 많이 돕고 있는데 초중고는 돕는 사람이 별로 없어 안타깝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천중고는 뜻밖의 도움에 크게 고무됐다. 김천중 손용식 교장은 “졸업생 독지가의 전화를 받고 적잖이 놀랐는데 막상 이렇게 큰 도움을 받고 보니 힘이 절로 난다”고 반겼다.
김천고 강흥구 교장 역시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날씨가 풀리고 봄이 오면 한번 학교를 찾아가겠다는 말만 남겼다”고 아쉬워했다.
두 학교는 애초 계획대로 기부금을 시설 확충과 도서 구입 등에 쓸 계획이다. 김천중에서는 설치한지 너무 오래돼 고장이 잦은 방송시설을 교체하는데 쓸 예정이며 김천고는 컴퓨터, 책·걸상 등 도서관 멀티미디어실을 꾸미는 데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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