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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배달하는 안성준씨


이성훈기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7년 05월 03일











▲ 안성준씨
안성준(43세)씨가 가까스로 몸을 추스르고 이불속을 빠져나왔다.



새벽 3시 30분.



동갑내기 아내 김인심씨는 아직도 곤히 자고 있다. 전날의 피로가 가시지 않은 아내의 잠든 얼굴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남편이 비락우유 대리점을 하다보니 어쩔수없이 일을 도와야 했다. 고운 손은 이제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엉망이 된 거친 손만 남았다.
잠든 아내를 뒤로 하고 안성준씨가 문을 나섰다.



옆구리에는 두툼하고 큼직한 수건이 두개 매달렸다.



이 수건은 곧 안성준씨의 땀으로 흠뻑 젖을 것이다.



냉동차에 우유상자를 가득 싣고 거래처를 향해 달렸다.  달리는 안성준씨의 마음이 편치 않다. 대형할인매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가정에서 우유를 많이 먹었지만 요즘은 할인매장이 많다보니 가정의 소비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소비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안성준씨가 선택한 곳이 김천 시내 곳곳에 있는 학교였다.



다행히 안성준씨는 몇곳의 학교에 우유를 넣을 수 있었고 모두 잠든 이 시간 우유를 배달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오전 8시 30분.



오늘도 무사히 거래처에 우유를 모두 배달했다.



녹초가 될 법도 하지만 쉴 시간이 없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내일 배달할 물건을 받고 거래처를 돌며 미처 챙기지 못한 영수증을 챙기고 수금도 한다.



밤 11시가 되기 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이렇게 잠을 자도 하루에 자는 시간은 채 5시간이 되지 않는다.



안성준씨는 아버지 안재억(60세)씨가 우유대리점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아버지는 6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혼자서 (주)한국 야쿠르트 대리점을 운영하며 새벽 3시 30분이면 배달을 나간다.



안성준씨는 10년전인 1997년 아버지로부터 독립해 지금의 비락우유 대리점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안성준씨는 단 하루도 쉬지 않았고 남들 다 가는 외국여행  한번 못갔다. 우유를 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몸이 아파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배달을 갑니다. 배달은 고객과의 약속이기에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심지어 상을 당했을 때도 배달을 나갔던 안성준씨 이기에 안씨의 이 말에서 어떤 신앙심마저 느껴진다.



수입은 적고 고생은 심한 이 일을 아들 장환(고2)이와 딸 진경(초등 5)이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안성준씨. 부인을 볼때마다 미안함이 앞서는 안성준씨지만 새벽 3시 30분만 되면 어김없이 문을 나선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성훈기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7년 05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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