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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와 쉼표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7년 06월 28일


여성수필 




쉼터와 쉼표




강순희(부곡동 우방아파트)




 아주 가끔은 조여진 나사가 마모에 못 이겨 느슨해지듯 끈임 없이 일어나는 욕심들을 헌신처럼 벗어 던져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마음이 가벼워지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육신을 아낌없이 움직이기보다는 녹슨 기계처럼 푹 쉬어 주어야 한다.


 


 쉼터를 찾아 어딘가에서 하루쯤 쉬어 보고 싶을 때, 보이지 않는 마음도 매듭을 잘 묶은 단단한 새끼줄을 향해 무조건 달려가야만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어디에 쉼터를 두고 있을까?


 


 쉼터와 쉼표! 쉬는 곳과 잠시 쉬는 곳은 별 다를 게 없다. 탁 트인 공원 벤치를 찾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음악 감상실 또는 도심 한복판 빌딩 숲 옥상 정원으로 오르기도 하고 한적한 시골길을 유유자적 누군가와 동행하며 사색에 잠겨 걷고 싶은 이도 또 있을 것이다.


 


 나의 쉼터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두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도 시간을 쪼개 한번쯤 다녀오면 좋을 듯하여 권하고 싶다. 직지사 경내에서 등산로를 따라 도보로 2km쯤 숲길을 따라 걸어 보라. 이런 산속에 무슨 암자냐고 반문 하겠지만 첩첩산중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적멸보궁 명적암이 명당자리에서 절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법당에서 금강반야바라밀경과 천수경을 읽으며 마음으로는 온갖 번뇌 망상들을 떨쳐 버리고 조용히 기도에 빠져 보라.


 


 불교대학과 인연을 맺고 몸보다도 마음이 더 쉬고 싶을 때, 맑은 날이든 비가 오는 날이든 시간이 허락하면 이곳을 종종 찾게 되었다. 암자 아래로 텃밭은 노보살님의 손과 스프링쿨러의 힘을 빌어야 하지만 이젠 장마가 시작되어 한동안 가뭄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요즘 어느 곳을 가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망초꽃! 그 위에서 자유로이 구애를 하는 나비 한 쌍을 보면 침묵하는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 만다.


 


 몸보다는 마음이 더 고되고 마음에 걸림이 많으면 또 더 고된 것이 우리들 삶이다. 이곳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세상 모든 것이 내 것처럼 마음의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매일 이곳에서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수행자가 되어 수행을 한다면 마음의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 하루에도 여러 갈래 길로 줄기를 뻗어 창문 밖으로 흩어지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우리들은 병을 키우고 죄를 지으며 살아간다. 우리들 마음도 주머니 속에 구겨진 지폐처럼 다림질 하나로 반듯하게 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속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우리들 하나같이 몰래 다림질하느라 난리법석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야생화 압화의 재료들이 수두룩한 들길에서 또 쉬어 가라.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내려오면 삶이 또 다시 무에서 유가 창조된다.


쉬어간다고 어느 누가 뭐라 할까마는 쉬고 싶을 때 산사에서 잠시 쉬어 가도 괜찮다. 오는 길, 가벼운 마음으로 기날쉼터에 들러 쉼터의 또 다른 멋을 느껴 봐도 괜찮을 듯하다.


 


 멀리서도 접시꽃은 시선을 끄는 매력이 꽉 차 있다. 눈맞춤으로 층층이 탐스런 접시꽃 예쁜 당신을 한번 만나 보라. 크고 작은 꽃송이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스스로 악의 마음도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꽃은 질 때만 추할뿐이지 절대로 사람처럼 성질내지 않음으로 자연을 가까이 하는 그것이 바로 우리가 쉬는 순간의 쉼이다.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7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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