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아파트 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반면 땅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국책사업 건설예정지역에서 토지보상을 앞두고 보상에 따른 개발 기대심리가 작용, 땅값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토지공사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와 달성군 현풍의 대구테크노폴리스, 경북 김천 농소, 남면 일원의 혁신도시 및 고속철도 역사후보지 등 건설예정지역 일대 땅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토지공사 조사에 따르면 대구 전체 지가는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 말까지 1년간 매월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서는 1.46%가 올랐다.
특히 대구테크노폴리스 건립지인 현풍면 일대는 토지공사가 지난달 14일 기본조사를 진행하자 건립대상부지는 물론 인근 구지면 일대까지 땅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현풍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구지역 아파트 개발에 따른 토지 보상금이 대구테크노폴리스 건립예정지역으로 대거 유입됨으로써 주변 농지는 물론 인근지역 농경지까지 땅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중 전국 지가 상승률은 0.26%로, 2005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대구 달성군의 경우 0 .35%로 나타났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달성군 지가 누계상승률은 2.34%로, 대구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이는 대구지역 평균 상승률(1.46%)의 2배에 이르는 것이다.
또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건립예정지 일대 역시 현재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토지 보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주택 및 토지투기지역으로 묶이면서 실질적인 거래는 많지 않지만 호가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동구지역의 지가 상승률은 1.53%로, 달성군 및 달서구(2.19%)에 이어 높은 지가 상승률을 보였다.
기타 지역은 약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하철 2호선 역세권지역과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 및 신흥개발지구 등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북지역은 칠곡군이 대구와의 접근성 양호로 인구 유입이 계속되면서 아파트 신축 가능부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률이 1.89%로 높은 편이었으며 다음은 경주시로 1.46%였다.
혁신도시 건립 예정지인 김천시는 0.99%로 도내 평균(0.75%)보다 높았으며 이 지역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및 토지투기지역에 지정되는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매매는 한산한 편이지만 생산녹지지역은 대토 수요와 개발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이며 땅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경주시는 방폐장 유치에 따른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및 양성자 가속기 등 대규모 국책사업에 따른 인구 증가와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지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배판덕 토지공사 대구경북본부장은 “대구·경북지역 토지시장은 전반적으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테크노폴리스와 혁신도시 등 개발 호재 지역은 호가 위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구지역 올 상반기 아파트 시장은 소비자들의 관망세 속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매매 가격이 평균 1.6% 하락했고 경북지역은 평균 1.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