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
김창호(행정학박사·김천교육청 장학사)
우리는 아주 사소한 것에 눈이 멀어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반복한다는 데에 있다. 결정적 시기가 지나고 나서 깨닫고 후회한들 소용이 없다. 내가 가장 먼저 알아야하고 가장 잘 알아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다 재미있는 방법으로 원숭이를 잡은 이야기가 있다. 사냥꾼들이 원숭이를 잡으러 밀림으로 들어갔다. 원숭이를 잡기 위해 그물을 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 시도를 했으나 원숭이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사로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궁리 끝에 사냥꾼들은 독창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작은 상자를 여러 개 만들고 각 상자 위에 원숭이가 손을 집어넣을 정도의 크기로 구멍을 뚫었다. 그런 다음 이 상자들을 나무 아래에 늘어놓고는 상자 안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나무열매를 넣어 놓았다. 사람들이 숲 속으로 숨자 원숭이들은 나무에서 내려와 상자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상자 속에 좋아하는 나무열매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한 원숭이들은 그것을 꺼내려고 상자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원숭이가 열매를 움켜쥐고 손을 빼 내려고 했기 때문에 구멍이 작아 빼낼 수가 없었다. 숲속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냥꾼들이 원숭이에게 달려들었다. 이때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달려오는 것을 본 원숭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갈 생각에 이리저리 날뛰었다. 원숭이들은 손에 쥔 열매를 놓고 상자로부터 손을 빼는 것이 매우 쉬운 일인데도 불구하고 열매를 더 세게 움켜쥔 채 상자에서 손을 빼내지 못해 그만 사냥꾼들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참 미련한 원숭이다. 원숭이의 어리석은 집념을 생각하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나는 지금 나의 손에 무엇을 움켜쥐고 있는가? 내가 지금 붙잡고 있는 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내가 나의 손에서 놓아야 할 것은 무엇이며 움켜잡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존슨빌 식품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랠프 스테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일찍이 깨달아서 종종 되새겨 보는 사실이 있는데 바로 대부분의 문제는 나 자신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정신 상태, 나의 기대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 모든 것은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 탐욕과 허황된 꿈을 추구하느라 고귀한 가치를 희생하고 있고 뒤만 돌아보며 미움, 시기, 질투를 놓지 못해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장마의 영향으로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용기를 내서 놓아야 할 것은 놓고 잡아야 할 것은 더 힘껏 움켜쥠으로써 상쾌한 마음으로 더위를 이겨 나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