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문 시조집 ‘思鄕春(사향춘)’이 발간됐다. 1936년 교동에서 출생해 1968년 신아일보와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조 ‘석굴암대불’과 ‘두메꽃’이 각각 당선, 화려한 문단 데뷔를 한 장정문 시인이 첫 시조집 ‘두메꽃’을 발간한지 31년 만에 두 번째 시조집 ‘사향춘’을 발간한 것.
어제 온 사람 있어/고향 소식 물었더니/사립문 열려진 채/마을은 비었는데/우리 집/해묵은 살구나무/꽃이 지고 있더라네.//돌아간들 누가 알까?/반겨줄 이 하나 없이/봉황루 올라서서/추풍령 바라보면/웬 아이/찾아와 묻겠지/어디서 왔느냐고?//나 또한 너희들로/여기서 철이 들어/구름처럼 떠돌다가/이제야 돌아오니/반갑다/할 내 친구는/산에 가고 없다하네.
표제 시조 ‘사향춘’ 전문이다.
장정문 시인은 김천고 국어고 교사로 재직하던 1978년 이경안, 정순량, 황명륜, 권숙월, 신현필 등 시인과 김천시문학회를 창립, 초대회장을 맡아 ‘김천문학’의 전신인 ‘김천시문학’을 창간하는 등 향토문학 발전을 위해서도 왕성한 활동을 한 시인. 그 이듬해 서울로 올라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작품도 얼굴도 거의 보여주지 않던 장 시인은 이번 시조집을 통해 고향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무치게 그리운 재산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수록된 61편의 작품 대부분이 고향 김천을 소재로 한 것이다. ‘삼산’, ‘이수’, ‘오일장’, ‘봉황루’, ‘팔각정’, ‘약물내기’, ‘장승배기’, ‘향교’, ‘고부할머니’, ‘학탑’등 ‘내 고향 김천’(가을바람에도 늙지 않는 이야기)’이라 밝힌 작품은 물론 ‘원추리꽃’, ‘호박꽃’, ‘할미꽃’, ‘민들레꽃’, ‘찔레꽃’ 등 시골 어디서나 피는 꽃도 고향 김천의 꽃을 소재로 한 꽃이다.
‘망향사(望鄕詞)’역시 ‘사향춘’처럼 눈물겹게 읽힌다.
고향에/살다가/시들해서 버린 고향이//고향을 떠나 와선/이렇게도 그리워서//구름길/따라가다가/놀에 젖은 눈시울.//내 죽으면/잊혀 질까/죽지 않곤 못 떨칠 하늘//철따라/흔들리는/세월바랜 하얀 억새//어머님/먼 손짓되어/날 부르는 김산읍내. 첫 시집 ‘두메꽃’처럼 옛날식으로 세로쓰기를 한 양장본 국판 134쪽의 ‘사향춘’엔 김천신문 신춘시조 ‘바람이여 불어라’도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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