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애인체전은 다르다
9월 10일 개회식을 가지고 11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장애인체전은 일반체전과 확연히 달랐다. 우선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일반 선수들이 출발점에 서면 곧바로 뛰어나가는 것과는 달리 이들에게는 보조자가 필요했고 주변 정리도 필요했다. 또 포환던지기나 곤봉던지기 같은 경우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키는데 걸리는 시간과 장비 역시 만만치 않았다. 수영의 경우는 지켜보는 사람이 걱정될 정도였지만 이들은 입수하는 순간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 나갔다. 기자의 눈에 비친 장애인선수들은 단순히 기록을 위해 달리고 던지는 선두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자신과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마치 그들에게 있어 장애는 단순히 불편한 것일 뿐 극복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는 듯 했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기록이 있었다. 그 기록은 어쩌면 인간승리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일반 선수들이 세운 세계신기록보다도 소중한 인간승리의 기록. 오늘도 김천종합스포츠타운에서는 장애인선수들이 그들의 인간승리 기록장을 열고 한줄 한줄 써 내려가고 있다. 김천에서 개최된 제27회 전국장애인체전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가는 기록 하나, 몸짓 하나에는 세상을 향한 뜨거운 외침이 들어있다. “단지 장애는 불편한 것일 뿐이라고!” 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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