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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옥의 티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7년 10월 18일
 

칼럼




옥에 티            




배영희(교육학박사효동어린이집 원장)




 가을이다! 새봄 연둣빛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여름내 싱그러운 푸르름을 주더니 어느새 빨갛고 노랗게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다.


이 가을, 마음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내외가 온 것이다. 나와 나이가 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존경하는 분이다. 하지만 그는 목발을 짚는다.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가 다 힘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남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기도 힘들고 먼 길을 여행한다는 건 그리 쉽지가 않을 것이다. 마침 특강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오신다기에 나는 며칠 전부터 들떠있었다. 집안청소며 무슨 반찬을 할까 고민을 하고 어디를 구경시켜 드려야 하나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주무시는 방은 침대가 있는 우리 방을 내주었다. 왜냐하면 불편한 다리로 땅바닥에 눕기가 힘이 들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6시경 김천에 도착했다. 그들은 만나자마자 상기된 얼굴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김천 대단하네요. 불빛이 화려합니다. 여수는 인구가 30만이라도 이런 큰 건물 하나 없는데… 와~ 저게 뭡니까?”하고 전라도 사투리로 문화예술회관을 가리킨다. 


 


 나도 자랑스러웠다. “여긴 실내체육관이구요. 저건 실내 수영장이구요.” 얼마 전에 장애인체전 한 것 하며 김천의 비전을 늘어놓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놀라기만 했다. 뉴스에서 본 것보다 더 좋다는 것이다.  혁신도시 김천 기공식하며 KTX역 등을 특히 부러워했다.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로 도로에 촘촘히 박힌 조각품들하며 아름다운 꽃의 거리, 펄럭이는 central김천 깃발에 감탄사를 자아낸다.


 


 직지문화공원까지는 잘 갔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한10m나 걸었을까?  그는 아름다운 공원을 둘러보더니 아픈 표정을 했다. 목발을 짚고는 한계가 있었다. “젊을 땐 팔 힘으로 짚었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힘이 점점 부치네요” 하며 도리어 자기가 미안해했다.


 


 아차! 그때서야 부랴부랴 휠체어를 구하려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우리 어린이집에 있는 것은 당장이라도 가져올 수 있지만 우선 공원관리 사무실을 찾았다. “휠체어 있습니까?” “없는 데요.” “그럼 어디서 좀 구할 수 없습니까?” “모릅니다.” 간단하게 딱 잘라 대답했다.


 


 이걸 어쩌나...! 복지관까지 갔다 오려면 가는 시간 오는 시간만 다 빼앗길 것이고 해서 급히 직지사로 전화를 했다. 어차피 목적지는 거기니까 “혹시 휠체어 있나요?” “휠체어요? 그런 것 없습니다.” 내 목소리가 약간은 떨렸다. “ 휠체어가 왜 없습니까?” 전화 받는 그녀는 엉뚱하다는 듯이 코웃음 비슷한 소리가 냈다. 사실 그곳에는 꼭 있어 주었으면 했다. “이렇게 큰 절에 휠체어 하나 없습니까?” “그건 우리한테 묻지 말고....” 갑자기 그 앞에서 부끄러움이 확 들었다.


 


 “김천이 겉보긴 좋은데 30만원만 하면 사는 휠체어가 없군요.” 안했으면 좋을 말을 그가 툭 던진다. “아~네!” “얼마 전에 장애인체전 했다면서 어찌했습니까?”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나오질 않았다.


 


 그러다 혹시나 해서 화제도 바꿀 겸 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으로 갔다. 그런데 거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는 그분들은 돌아갔다. 그 멀리 여수에서 4시간을 직접 운전해온 그가 붕 떠났다. 나는 한참동안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김천! 세계적인 드림벨리 김천!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대상을 받은 우리 김천! 그러나 옥에 티가 있었다. 그것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다. 김천의 대표적인 직지사도 마찬가지다. 무엇이 종교정신인가? 이타심이 아닌가?


 


 장애란 태어날 때부터 타고 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다시 말해 후천적 장애가 더 많다는 것이다.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는 승마경기에 참가 했다가 말에서 떨어져 전신마비가 되지 않았던가?


 


 내가 좋아 하는 가수 클론 강원래씨도 마찬가지다 경쾌한 몸짓과 흥겨운 리듬에 어깨가 절로 들썩이던 노래 ‘쿵따리 샤바라’ 노래를 대한민국 사람은 다 알 것이다. 하지만 그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유턴하던 승용차와 충돌하는 바람에 척수신경이 손상되어 휠체어를 탄다.


 


 그들이 올지 모른다. 아니, 그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명품도시, 활력 있는 도시, 역동의 혁신도시 김천! 그 얼마나 멋진가! 내가 영원히 살 희망의 김천, 하지만 장애인의 대한 배려까지 있다면 더 멋질 것이다.


관리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7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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