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대한민국 정수서예·문인화대전에서 윤원수(사진)씨가 우수상을 차지하는 등 김천 서예인들이 대거 입상했다.
대한민국 정수서예·문인화대전은 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추모사업회인 사단법인 한국정수문화예술원이 주최하는 서예·문인화대전. 문화관광부, 영남일보, 경운대학교, 정수장학회, 대구은행, 한국미술협회가 후원했다.
지난 12일 경운대학교에서 진행된 공개심사에서 다산 선생시‘송별(送別)’을 한문 행서로 쓴 윤원수씨가 우수상을 차지해 대구은행장으로부터 1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같은 청림회원인 문미숙씨는 문인화와 한문부문에서 특선, 오금옥, 편군자, 손명순씨는 한문부문 특선을 차지했다.
이밖에 김철자, 최원선씨가 문인화부문 입선, 조병제, 황수범, 장영규, 이순애, 김해자씨는 한문부문 입선을 차지했다.
한편 시상식은 다음 달 14일 오후2시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있으며 같은 장소에서 이날부터 18일까지 5일간 전시회를 갖는다.
다산 정약용 시 ‘송별(送別)’
驛亭秋雨送人遲 絶域相憐更有誰
班子登僊那可羨 李陵歸漢遂無期
莫忘酉舍揮毫日 忍說庚年墜劍悲
苦竹數叢他夜月 故園回首淚垂垂
(역정추우송인지 절역상련경유수/반자등선나가선 이릉귀한수무기/막망유사휘호일 인설경년추검비/고죽수총타야월 고원회수 누수수)
역사(驛舍)에 가을비 내리는데 이별하기 더디구나
이 머나먼 외딴곳에 아껴 줄 이 다시 또 누구랴
반자(班子)의 신선에 오름 부럽지 않으랴만
이릉의 귀향이야 기약이 없네
대유사(大酉舍)에서 글 짓던 일 잊을 수 없고
경신년(1800)의 임금님 별세 그 슬픔 어찌 말하랴
대나무 몇 그루에 어느 날 밤 달빛 비추면
고향 향해 고개 돌려 눈물만 주룩주룩 흐르네
다산연구소 박석무 회장에 의하면 이 시는 김이교의 아우인 김이재라는 친구와의 이별을 표현한 시로 뼛속 깊은 아픔과 서러움이 담긴 사연이 많은 내용의 시다.
김이교는 안동 김씨로 정승에 오른 다산의 친구였고 그 아우 김이재는 판서를 지낸 친구였다.
신유교옥에 시파(時派)로 몰려 김이재는 강진의 바다건너 고금도(古今島.완도군)에 귀양갔다가 1805년 해배돼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함께 벼슬했던 친구인 다산을 찾아가 만나고 헤어질 때 다산이 부채에 적어준 시가 바로 이 시다. 그래서 이 시는 ‘선자시’라고도 하는데 이 시 때문에 다산이 해배되는데 도움을 받았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반자(班子)로 상징되는 친구는 풀려서 돌아가는데 한(漢)나라 때 오랜 유배객이던 이릉처럼 다산은 풀리지 못하는 서러움을 이별시에 담았으니 얼마나 가슴 아픈 시인가!
이 시는 특히 필사본인 다산의 문집에는 실려 있으나 활자본인 ‘여유당전서’의 시집에는 빠져있어 아직 세상에 많이 알려진 시가 아니다.
그러나 너무 슬픈 시여서 번역해 읽어보면 가슴이 저려오는 아픔을 이기기 힘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