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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배달에도 서비스 정신이 필요하다.


이명재 기자 / 입력 : 2007년 12월 07일

         신문 배달에도 서비스 정신이 필요하다


                                                                                      이명재(경북 김천시 봉산면)



 


도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시골도 아닌 이곳에 살면서 느끼는 불편이 없지 않다. 오늘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한 신문을 구독한 것은 채 한 달도 안 되는 일이다. TV도 보지 않는 가정에서 신문 하나 쯤은 구독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아내의 말에 중앙지 하나를 구독하게 된 것이다. 책을 벗하며, 집안 분위기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니 어른도 아이도 TV와 신문 등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되었다. 아내는 신문 정독으로 하루의 많은 시간을 소비할 일은 아니지만 세상의 흐름을 대충이나마 살필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종종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여가의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신문을 구독할 마음이 일 즈음이었다.



 


그런데 신문을 구독한 첫 날부터 기분이 상했다. 마당에 대충 던져 놓은 신문이 바람에 날려 여기 저기 흩어진 것을 주워 다시 모아 보아야 했고, 그 며칠 뒤는 비가 온 탓으로 마당에 흠뻑 젖어 널브러져 있는 신문을 읽지도 못하고 쓰레기통에 넣어야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늦은 배달 시간이 문제였다. 들쭉날쭉 정해진 시간은 없었지만 오전 9시가 다 되어 배달되는 관계로 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오후 늦게 신문을 보게 될 때도 많았다. 신문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침 일찍 배달되는 신문과 함께 하루를 상쾌하게 출발하는 것도 내가 생각하는 신문의 순기능 중 하나이다. 신문 지국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이야기하니 개선하겠다고 말만 해 놓고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배달하는 사람에게 말이 잘 전달되지 않아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아침에 신문 배달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 학교 태워다주고 귀가하니 마침 신문을 길에서 마당 입구에 던지고 가려던 참이었다. 나는 그를 불러 지금까지 배달된 신문의 상태 등을 이야기하면서 건물 벽에 붙어 있는 우체통에 좀 넣어달라고 주문했다. 쉽게 들어줄 부탁 같아 부담 없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정색을 하며 마당에 깔려 있는 자갈밭에 오토바이가 들어가기 힘들어서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신문 한 부를 구독케 하기 위해 자전거며 진공청소기 등 푸짐한 선물 공세를 펴면서까지 무리하게 구독을 강청하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구독자가 배달 방법을 이야기하면 배달하는 사람이 좀 힘들고 어렵더라도 구독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해 주곤 했다.


 


이 신문을 처음 구독할 때가 생각난다. 집 근처 마을 어귀에서 신문을 배달하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잘 되었다싶어 내일부터 신문을 넣어달라고 하는데, 그 사람의 얼굴에 반가운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거기까지 배달하기가 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까지 비췄졌다. 배달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느냐고 물으니 거리가 너무 멀어 배달하기가 곤란하긴 한데 내일부터 넣어 드리겠다고 선심 쓰듯 이야기했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되었다. 거리라고 해봐야 300 m밖에 안 떨어져 있고 길도 아주 평평한 평지인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내가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이었다. 시에 속해 있지만 면 단위 지역은 신문 구독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여러 개 신문을 모아 한 사람이 배달하는 시스템이었다. 이 지역의 중앙 일간지 조간은 거의 그가 배달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자기 신문이라는 애착이 그에게 있을 리 없었다. 신문을 받아보는 집이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힘들다는 생각부터 앞서는 것 같았다. 한 부 더 배달해봐야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신문사 공동 배달 시스템으로 배달의 주도권을 자신이 갖고 있어 누가 함부로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것도 그가 잘 간파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신문사 지국에 전화를 걸어 내일부터 신문을 넣지 말라고 했다. 구독할 우리 집의 환경이 나아지면 그 때 다시 보겠다고 했다. 한 사람의 힘듦을 덜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문 공동 배달 제도, 이것에 여러 가지 장점이 있겠지만 위와 같은 단점도 보완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회는 점점 소비자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모든 영역이 그곳을 향하는데 신문 배달이라고 해서 6.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이 이런 작은 곳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명재 기자 / 입력 : 2007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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