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정완영 시조전집 ‘노래는 아직 남아’가 발간됐다. 1919년 봉산면 예지리에서 출생해 1960년 국제신보 신춘문예에 시조 ‘해바라기’가 당선되고 같은 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골목길 담 모롱이’가 입선돼 문단에 나온 정완영 시인은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조국’이 당선되고 196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해바라기처럼’이 당선된 한국을 대표하는 시조시인.
이번 시조전집은 정완영 시인이 평생 쓴 시조와 동시조를 한데 모은 책이다. ‘채춘보(採春譜), ’‘묵로도(墨鷺圖)’, ‘실일(失日)의 명(銘)’, ‘꽃가지를 흔들 듯이’, ‘연(蓮)과 바람’, ‘난(蘭)보다 푸른 돌’, ‘오동잎 그늘에 서서’, ‘엄마 목소리’, ‘이승의 등불’, ‘내 손녀 연정에게’ 등 시조집과 동시조집에 수록된 작품을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
세월은 저물었는데 노래는 아직 남아/돌아온 옛 마을에 덮고 누운 하늘 한 장/열무 씨 새로 뿌린 듯 별빛 총총 돋는다.
그러니까 1946년 광복 이듬해부터 향리(鄕里)에서 시문학구락부라는 동인을 만들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력(詩歷)이 60년, 값진 세월을 허랑(虛浪)히 보내면서 시랍시고 써 모았던 허섭스레기들을 여기 긁어모아 천지간에 분축(焚祝)드린다.
정완영 시인의 ‘노래는 아직 남아’ 제하의 자서(自敍) 부분이다.
꿈에도 잊지 못하는 고향, 고향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한 시조를 많이 쓴 정완영 시인은 제2회 김천시문화상, 제11회 한국문학상, 제1회 가람시조문학상, 제3회 중앙일보 시조대상, 제5회 육당문학상, 제2회 만해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조국’이 고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 수록되고 ‘부자상(父子像)’이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분이네 살구나무’가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수록된 바 있는 자랑스러운 김천인이다.
정완영 시인은 시조집 외 ‘시조창작법’, ‘시조산책’, ‘찬 한잔의 갈증’(수상집), ‘다홍치마에 씨 받아라’(수필), ‘기러기 엽신(葉信)’(서간집) 등을 발간했으며 남산공원, 직지사, 봉계마을, 직지문화공원 등에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다.
국판 양장본 822쪽의 정완영 시조전집 ‘노래는 아직 남아’(도서출판 토방)의 값은 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