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시 보건소 방문보건 도우미 사업에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정명숙(48세)씨.
물론 이 일 외에 봉사를 해온지는 10년차의 베테랑 이지만 힘들 때가 있다. 그녀를 힘들게 하는 일이란 방문보건 일을 하며 만나는 어르신들이 이 세상을 떠나는 상황을 말한다.
“정말 무섭고 힘들었어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을 처음 겪어서인 것도 있겠지만 제가 오는 날이면 친딸이 오는 것보다 더 반겨주시던 모습이 떠올라 흘러내리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어요”
어르신을 떠나보낸 그해 봄은 따뜻하지만은 못했다는 정명숙씨는 그 일로 많이 힘들었지만 방문보건 봉사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가신 분이 있고 또 앞으로 얼마나 눈물을 흘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몸이 아프고 늙어 집안에만 있는 어르신들의 간절한 도움의 눈길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 많은 봉사를 해 왔지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겁이 났었어요. 시 보건소에서 학원비를 대주며 전문 간병인 과정을 배우고 나서 약간의 자신감을 얻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떨지...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어르신들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방문보건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집안의 내 어른을 모시듯 하면 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더라구요.”
그녀에게 봉사란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의 삶에 보람과 의욕을 선사해 주고 기쁨과 인연 그리고 근사한 추억을 선물하는 행복한 삶의 일부에 불과하다.
“올해가 저의 해인 만큼(정명숙씨는 쥐띠다) 올해는 방문보건 자원봉사로 인해 다하지 못한 수화공부를 땀나도록 해볼 생각이에요. 사회복지관에 수강료를 내면서 배우고 있는지도 3년차인데 봉사를 하느라 많이 빠져서 실력이 오르지 않고 있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돈을 내며 그런 걸 왜 배우냐고들 하지만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것인데 돈 아까운 줄 모르겠더라구요.”
남에게 배풀 때 자신에게 행복이 온다는 진리를 깨달은 정명숙씨. 그녀의 올해 소망은 젊은 층과 그동안의 자주 보아온 얼굴이 아닌 새얼굴의 봉사자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