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9일 고향 김천에 들려 몇몇 친구들과 어울려 너 다섯 시간 쯤 담소하다 밤 9시 19분 열차로 상경했다. 어리 쩍 마음은 그곳에 있는데 이따끔 갈 때마다 낯설기만한 고향은 생각보다 가까운듯 그리고 멀리 있었다. 고향 역 박 건삼
고향 역에 내리면 예전에 듣던 사투리 빼곤 모두 낯설다 일등 도시 혁신 도시란 수상쩍은 현수막이 펄럭이고 어디서 옮겨다 심어놓은 노송은 만세를 부르다 지친 아이의 두 팔처럼 피곤에 지쳐 그 옛날 삼한대처(三韓大處) 김천 고을에 절절한 그리움으로 흐르던 감천(甘川)은 인정처럼 매 말라 무엇이 살고 무엇이 죽었는지 겨우 살아남은 건 세 가지 옛 친구와 장성반점의 자장면 맛 그리고 역 맞은 편 뒷골목에 숨어있는 대성암의 초밥과 ‘오뎅’ 국물 고향 떠난 지 40여 년 이따금 고향 역에 내리면 나는 예전에 듣던 사투리 빼곤 모두가 낯설기만 한 나그네가 된다.
(2008년 1월 20일 아침 김천을 다녀와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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