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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항면 대야리 "효자 병진씨를 아십니까?"

뇌졸증으로 쓰러진 '칠순의 노모 병간호'
문종동객원기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2월 01일


병진씨 대소변도 받아내며


13년 세월 한날한시처럼 모친 봉양













오랜만에 눈이 내려 온 산야를 하얗게 덮고 있어 마음이 푸근하다.



겨울 가뭄이 오래 계속되던 터라 이번에 내린 눈이 고맙기만 하다.



눈이 내려 들일하기도 쉽지 않아 오늘은 병진씨를 만나러 부항면 막바지 마을인 대동(대야리)을 향해 차를 몰았다. 지례면 소재지를 지나 부항면 입구에 다다르니 댐공사가 한창이고 산허리를 잘라내어 새 길을 내고 입구마을 사람들은 이사를 가서 을씨년스러웠다.



댐공사 현장을 지나자 삼도봉 정상이 히말라야의 만년설산처럼 눈앞에 다가왔다. 댐공사 종점인 구남천 모퉁이를 돌아 몇몇 구비를 지나서야 600년 묵은 노거수인 전나무가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는 대야리 마을을 들어설 수가 있었다. 다행히 객지에 나갔던 이들이 몇 명 돌아와 새집을 짓고 하여 마을이 스위스의 산촌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제 전화 약속을 하고 갔더니 병진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병진씨는 올해 51세로 조부 때부터 이 마을에 살고 있는데 13년 전인 1995년 모친(정순남·77세)이 뇌졸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돼 현재까지 대소변을 받아내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초기에는 하반신이 마비되어 일어서지 못했으나 몇 년지나 식사도 떠서 먹여 드리고 대소변도 받아내고 해온 것이다.



건강한 부모님도 모시기를 싫어하고 이 때문에 형제간에 다투기까지 하는 요즘 세상에 13년이란 세월을 아무 불평 없이 병간호에 극진한 병진씨 부부를 보니 애틋한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한다. “어머니 돌아가시는 것보다 집 식구 가출할까 더 걱정이 된다”는 병진씨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산골 밭 2천여평 경작해봐야 생활비에 전전긍긍해야 할 형편에 모친 병간호에 한 사람은 매달려야 하니 더 어려움이 많다.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요즘 그 흔한 대학교도 못가고 취업전선에 뛰어 들었고 딸은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집 가구와 방을 둘러보니 가난의 땟국물이 배어있다. 외부의 도움이 없는지 물어보니 초기에 보건소에서 몇 번 다녀간 것 외에는 아무런 도움이 없었다고 한다.



아픔의 오랜 세월을 인내하며 누워서 지낸 모친 정순남씨는 하반신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상태였다. “내가 하루라도 빨리 죽어야 병진이가 살텐데…” 걱정하며 앙상한 체구에 닭똥 같은 눈물을 연신 흘리고 있었다. 어디 우리지역에 중풍에 걸려 누워 계시는 이가 병진씨 모친뿐이겠는가만 이런 어려운 처지에 있는 가정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베풀어 모시고 있는 자녀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방문을 나서자 흰 눈 덮인 삼도봉이 산신령처럼 효자 병진씨를 굽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

문종동객원기자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08년 02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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