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책 정영화 네 번째 시집 ‘가거라 사랑아’ 사랑과 그리움의 시 73편 수록 정영화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가거라 사랑아’가 책마을을 통해 발간됐다. 봉산면 예지리에서 출생해 계명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한 정영화 시인의 ‘세상의 푸른 저녁’, ‘안드로메다에 사람이 산다’, ‘풀벌레가 부럽다’에 이은 시집 ‘가거라 사랑아’가 발간된 것.
만날 일 없으니/헤어질 일도 없으리라//가거라 사랑아//잡았던 손 안의 바람을 놓듯/지워진 수첩에 네 이름을 얹는다//이승의 덧없을/한 줌 물거품이 그리울 사랑/무엇으로 이제껏/기다림의 보상을 채울 것이냐//이제는 더/사랑으로 서러울/이별가는 없으리니/너로 하여 처연했던/애증의 수평선 넘어//가거라 사랑아//가거라 사랑아 시집 제목의 시 ‘가거라 사랑아’ 전문이다. ‘사랑아 너는 그리 떳떳하냐’, ‘사랑을 하다하다’, ‘잊어라 하지만’, ‘당신 보내기’, ‘가을밤에 그대를 기다리다’ 등 73편의 시를 4부로 나누어 수록한 ‘가거라 사랑아’에는 정 시인이 상처로 키우고 있는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한다.
“이번 시집에서도 나는 사랑이라는 진부한 명제를 들고 나왔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훌륭한 예술과 진정한 사랑에 무슨 기교와 수식이 필요하겠는가. 정말로 깜도 안 되는 재주로 그냥 두어도 좋을 사랑 그 자체를 문자적 오염이나 시키지 않을까 심히 두려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부처가 설한 것처럼 삶에 완성이 없듯 시에도 완성이 없다는 것을 나는 믿고 산다. 그래서 내 삶이 다하는 날가지 내 손에서 ‘시’라는 화두를 놓지 않을 작정이다.” 정영화 시인이 시집 머리에 쓴 ‘시인의 말’ 일부분이다. 이장희 시인은 ‘사랑과 그리움의 시적 갈증’이란 제목의 ‘해설’을 통해 “정 시인이 토해낸 시적 내면에는 뜨거운 눈물과 가슴이 타는 종교적 엄숙함과 주지적 근간의 심도와 중후성이 있다”고 높이 평가하고 “이러한 지성적 감성을 통합한 의지 성향이 생활체험 속에서 시를 길어 올리게 만들며 순수하고 담백한 그의 작품세계는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의식을 일깨워 향수 같이 느끼게 해준다”고 결론지었다.
한국문인협회 경북도지회와 대구문인협회 회원, 수레자국문인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는 정영화 시인의 시집 ‘가거라 사랑아’의 표지화는 정 시인의 형으로 진주교대 총장을 역임한 정인화 교수가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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