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땅 끝 노인마을 ‘대성1리’ “마을버스 한 대만 있었으면…” 전병익 이장의 낡은 화물트럭이 유일한 교통수단
아포읍 대성1리 희성마을은 30여 가구에 노인부부와 혼자된 노인 등 55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구미시가 인접해 있지만 어느 오지마을에도 하루에 몇 번씩 들어오는 마을버스가 이 마을만은 한 번도 들어오지 않는 문화소외지역이다. 앞뒤가 산으로 가로 막혀 눈썹 같은 다락논에 작은 전답을 지키며 묵묵히 고향을 지켜온 사람들.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 돌아오지 않고 이제는 떠날 수 없는 노인들만 남아 삶의 터전을 외롭게 지키고 있다.
2개월 전 개통돼 마을 앞을 시원히 달리고 있는 중부고속도로의 차량들의 경적소리만이 이 고요한 마을에 적막을 가른다.
이 마을 노인들은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한 식구처럼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식사를 같이한다. 자녀들이 없는 찬바람 나는 집에서 노부부 또는 혼자서 보다는 이렇게 점심식사라도 같이 하면서 서로 이야기하며 지내는 것이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시에서 매년 지급하는 200만원의 마을회관 운영비는 많은 도움이 되지만 겨울 난방비, 전기료, 가스비 등을 충당하면 지금처럼 농한기에는 20kg들이 10포 이상 들어가는 쌀값조차도 모자란다.
그러나 마을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 전병익(60세) 이장과 이설자(64세) 부녀회장의 자기를 희생하며 배려하는 마음이 있기에 들꽃처럼 진한 향기와 끈끈한 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마을에 갑자기 급한 환자가 발생하거나 급한 일로 아포나 구미로 갈 때는 전병익 이장의 낡은 1톤 화물 트럭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쌀이 모자랄 때도 또 다른 문제가 있을 때도 문제해결의 몫은 늘 전병익 이장 몫이다.
이설자 부녀회장의 마을사랑과 봉사정신 또한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조상대대로 고향을 지키며 평생을 이 마을에서 살아온 노인들이 여생을 마음 편히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건의 사항을 여기에 옮겨본다.
△길을 넓혀 어렵더라도 마을버스라도 한 대 마련된다면 소원이 없겠다.
△교회에 시무하는 새로운 여전도사가 버스만 있으면 언제든지 봉사를 하겠다고 하니 다른 조건은 없다.
△어려운 이곳 마을 사람들의 생활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실 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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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성마을 주민들. 맨 오른쪽 서 있는 사람이 전병익 이상 |
박국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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