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가가 공천바람으로 시끄럽다 못해 한나라당의 경우
는 이긴 편과 진편이 대립을 넘어 분당 위기로 까지 치닫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납득할 수 없는 당 공천기준과 부적격자의 공천신청, 권력의 공천개입, 공천심사의 불공정 편파시비가 우려할 수준을 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공천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천심사가 엄정하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공천기준을 두고 논란이 일고 공천과정이 엄정치 못하다면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사태가 올 수밖에 없다.
여야 공천에서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공천을 신청한 각종 ‘前科者’에 대한 기준이다.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경우 금고형이상 전과자를 전면배제한다는 엄격한 기준을 세워 ‘공천혁명’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반면에 한나라당의 경우는 前科에 대한 기준이 오락가락 할 뿐만 아니라 속칭 승자독식용 ‘殺生簿’란 것이 따로 있어 표적공천으로 박근혜 계를 枯死시키려는 음모가 진행 중이라는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조직적인 반발이 일고 있다.
국회의원을 뽑는데 있어서 파렴치전과자를 공천에서 배재해야 함은 물론이며 탈세나 병역기피뿐만 아니라 상습음주운전 같은 질 나쁜 생활사범도 선량 자격이 없다. 더구나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부정부패 전력자를 공천에서 제외함도 당연한 노릇이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안 맡기는 게 상식이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인간이나 동물에게 생태적 습성이 있게 마련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공천에서 선거법위반 前科는 더욱 철저히 배제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사실은 實勢라고 불리는 힘 있는 자들 때문이겠지만) “선거법위반전과”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는 이해 할 수 없는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은 이재오 정두언 등 이명박 功臣들이 선거법위반 전과자이기 때문이란 게 定說로 통하고 있다.
레미제라블의 쨩발쟌은 “성경을 읽기 위해서” 라는 僞善 때문에 은촛대를 훔친 게 아니라 生存 때문에 도적질을 했다. 그에 반하여 선거법위반 전과자가 주권을 도적질하고서도 축구선수가 운동장에서 파울 한번 한 것쯤으로 여기는 후안무치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유권자의 눈이 높아졌다 할지라도 짱발쟌처럼 “빵 한 조각 훔친 罪”로 19년 옥살이를 한 전과자라면 100번이라도 용서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주권을 도적질하려 한 “선거법위반자”를 공천하는 것은 용서 할 수도 용서해서도 안 될 ’심판‘의 대상이다.
여태껏 집권 한나라당의 공천을 지켜본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놈이 그놈이요 그 밥에 그 나물”로 비치면서도 그래도 행여나 하는 심정으로 제대로 된 공천을 기대해 보지만 이 상태로는 MB와 한나라당 지도부의 과반의석 바램이 한낱 개꿈이 될 날만 지켜보게 됐다.
자신들이 휘두른 “살생부”가 부메랑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걸까? 여기에서 50보 100보라는 속담과 함께 70년대 어느 드라마에 등장했다는 “민나 도로보 데스 (みんな どろぼう(泥棒) です)”라고 하는 대사가 떠오른다.
이는 한마디로 잘 못한 놈은 가차 없이 경고와 퇴장을 명하는 축구 심판만도 못한 한나라당 공천 심사를 지켜보면서 “그놈이 그놈”이요 “모두 다 도둑놈들이다.”고 하는 유권자의 자조(自嘲) 섞인 한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