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면서 거리마다 가로수 가지치기가 한창이다. 봄이 되면 새가지가 움트는 것이 당연한 것을 보다 더 예쁘게 자라달라는 마음으로 새눈 가지를 치는 것이다. 이렇듯 산뜻한 봄거리를 위하여 가로수는 제살을 깎아 ‘공헌’하거늘 그 거리에다 씹은 껌을 내뱉는 사람들의 심사는 고약하기 그지없다.
겨울에야 딱딱하게 얼어붙어 신발에 묻을 염려 없이 그저 미간만 찡그리게 되지만 아스팔트도 녹는 여름이 되면 신발 밑에 쩍쩍 달라붙어 인상을 오만상 찌푸리게 만들기 십상인데 뱉은 것도 사람, 뱉었다고 짜증내는 것도 사람이라고 아름다운 거리미관을 위해 동글동글하게 깎여버린 가로수 밑에서 역정 낼 곳을 찾지 못해 그 그늘 밑에서 화만 삭히게 된다.
깨끗한 거리, 아름다운 도시미관은 나라에서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고, 삼각형 끌을 들고 쪼그리고 앉아 새까맣게 변해버린 껌을 떼는 봉사단체 아주머니들이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닐 것이다. 내가 씹은 껌을 종이에 싸서 휴지통에 버리는 나의 손끝에서 아름다운 거리가 시작되는 것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터, 이제 아는 대로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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