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6시 김천 늘푸른학교에서 2008학년도 성인 문해교육 입학 및 개강식이 있었다. 이날 입학한 늦깍이 학생의 수는 80여명. 모두가 밥도 먹기 어려웠던 시절을 보내며 공부는 생각도 못했던 불우한 할머니들이다. ‘여자가 배우면 뭘해?’라는 사회편견의 희생물이 됐던 할머니들은 평생을 까막눈으로 지내야 했던 것이 끝내 한으로 남았다. 5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는 80여명의 늦깍이 학생들이 이날부터 늘푸른야학에서 한글 공부를 시작하며 못 배운 한을 풀게 됐다. 서성순(66세 부곡동)씨가 “눈먼 장님으로 평생을 살아왔는데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배워 사람답게 살아 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입니다”라며 한글반 입학생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자 입학식에 참석한 할머니들이 공감하는 분위기였고 다른 참가자들은 숙연한 분위기가 됐다. 강국원 늘푸른야학교장은 “성인 문해교육 사업이야말로 기초 교육의 기회를 통해 교육평등 세상을 열어가는 글자 이상의 교육”이라면서 “올해는 김천시가 반드시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어 많은 시민들과 교육소외 계층자들에게 다양한 학습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남산동에 위치한 김천 늘푸른학교는 성인문해교육과 중, 고등부 검정고시 공부를 하는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한글반은 2003년부터 시작해 학습 희망자가 많아 지난해는 평화 학습관과 아포 학습관까지 문을 열어 학생들이 120여명에 이르며 지난 9일에는 지좌동 대현교회에서 학습공간을 제공해 늘푸른 대현 학습관을 열어 매주 2회 한글학습을 진행하게 된다. 늘푸른야학의 자료에 따르면 김천지역 전체 인구 14만명 중 초등 및 중졸 미만 학습자수는 2만3천116명(16.6%)으로 전국 평균 21%에 비해 낮은 편이며 이중 65세 이상 노인들이 1만5천642명(67.7%) 차지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4천500여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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