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별 도심 속을 걷다 보면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지 않을 바에야 거리의 공간이라고는 없는 실정이다. 빨강, 노랑색 등의 총천연색 간판도 모자라 여기저기 펄럭이는 현수막은 어디부터 눈을 둬야 할지 아예 읽어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지경이다.
현수막은 대게 가장 쉽게 생각하는 대중적 홍보수단의 하나이다. 관공서에서부터 작은 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무언가 새로 시작하거나 알리려고 할 때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홍보 할 만큼 했다는 만족감을 느끼기에 현수막만큼 좋은 홍보수단도 없을 것같다.
그러나 홍보 대상인 시민의 입장에서 보는 현수막도 과연 그럴까? 지정된 게시대 외에 낱장으로 붙어있는 현수막은 미관적 가시성도 떨어질뿐더러 펄럭펄럭 제멋대로 휘날리는 현수막은 독해자체가 불가능하다. 보는 이로 하여금 홍보를 받았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어렵게 만들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현수막도 엄연한 광고물의 하나로 해당관청에 허가를 받아, 지정된 장소에 관련규정에 따라 게시하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이 나라의 법이다. 홍보주체와 일반 대중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로서 현수막의 실용성을 차지한다 하더라도 이의 무분별한 게시는 정보라기보다는 공해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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