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단그래도박경미(수필가·부곡동 황성아파트)
풀잎에 첫서리 내려앉던 그 순간부터꼭 붙잡아 두고 싶었던 햇살
뒤 한 번 돌아보지 않는냉랭함은 두고라도미처 준비되지 않은 잎들까지 데려갈 땐덤으로 따라온 바람이 밉기만 했다
몇 해를 견뎌오며비움을 먼저 배운 까닭일까여전히 지울 수 없는 이름들파삭거리는 껍질 속에 감추어두더니
아낌없이
햇살 한 움큼 내어놓는 오늘,겹겹이 쌓인 껍질 속에 감춰 두었던꽃눈 살며시 열어준다